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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성운동가 "전세계가 ‘할머니’와 함께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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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4일 오후 12시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 116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에 참여한 아시아 여성운동가들이 손수 만든 나비 모양 피켓을 들고 있다. 이들은 이화여대가 개최한 ‘여성 활동가 역량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 6일 한국을 찾았다. [강정현 기자]

“할머니들이 경험하신 일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전세계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어깨를 맞대고 연대해 나갈 것입니다. 정의는 반드시 이뤄진다고 믿습니다.”

 스리랑카에서 온 여성운동가 살마 유수프(31)가 호소력 있게 말하자 큰 함성이 터져나왔다. 14일 정오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161번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장에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8) 할머니, 이용수(87) 할머니와 인천 계산여고·대구 발곡중 학생과 시민 등 200여 명이 유수프의 발언을 지켜봤다.

 이날 집회엔 유수프외에 아시아 16개국에서 온 여성 사회운동가 22명이 동참했다. 대표 발언한 유수프는 “대한민국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은 일들에 대해서는 전 세계 여성이라면 누구나 슬퍼하고 있으며 그 아픔에 공감하고 있다”며 “비록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할머니들의 정의와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팔에서 온 리투 싸파는 “네팔 역시 20년이 넘는 내전 때문에 군인들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귀국하는 즉시 한국을 벤치마킹해 피해자들의 아픔과 고통을 대변하는 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성 운동가들은 지난 6일 한국을 찾았다. 이화여대에서 해마다 개최하는 ‘아시아 여성 활동가 역량 강화 프로그램(EGEP)’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7회째인 이번 대회 주제는 ‘여성에 대한 폭력 반대 및 대안 모색’이다. 이화여대 측이 주제에 걸맞은 수요집회 참석을 제안해 성사됐다고 한다.

 유수프를 비롯한 참석자들은 할머니들을 응원하기 위해 전날 직접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가지 각색의 나비 모양 피켓을 손수 만들어오기도 했다. ‘할머니! 전 세계가 당신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Dear Halmoni, World is with you)’는 문구와 일본을 겨냥한 ‘미안하다는 말이면 됩니다. 책임감을 가지세요’라는 문구 등이 눈에 띄었다. 이화여대 측은 “아시아 여성 운동가들의 수요집회 참여로 위안부 문제가 국제적으로 공론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조혜경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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