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져가는 전래솜씨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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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쪽물·자주달개비·치자·감물 등 산과 들에서 채취한 꽃·열매·뿌리로 물들인 천연 옛물감 견본들이 선보이는가하면 한겨울 눈덮인 산에서 신던 짚신 밑에 대나무를 단 설중화(방한화)도 전시되어 있다. 11일부터(16일까지) 롯데백화점 7층 행사장에서 열리고 있는 전국 할아버지·할머니 전통수공예품전시회.<사진>
숭례원(이사장 이길녀)이 주최한 두번째 노인들을 위한 전래솜씨 자랑의 자리. 올해에도 전국에서 만60세 이상의 노인 3백80명이 출품한 총 1천3백20점이 일반에 선보이고 있다.
올해의 최우수상(보사부장관상) 입상자는 『자락멍석』을 출품한 김명철씨. 김포들에 자생하는 자락풀을 채취하여 말린 것으로 정교하게 정성들여 짠 일종의 깔개. 상금은 50만원.
금상(상금30만원)수상자는 모두 9명. 지금은 그 채취방법이나 사용법이 잊혀져 가고 있는 한국 전래의 천연물감인 쪽물·봉선화·감물·장녹·먹물·치자·지초·자주달개비·상지회등 10가지 빛깔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를 출품한 송매애할머니(73·서울)는 물감을 뽑기 위한 식물의 열매·뿌리 등을 채취하기위해 고향 전라도의 산과 들을 지난 1년동안 헤맸다고 한다.
명주를 한가지씩 손수 물들여 색동으로 배색한후 수를 놓고 손바느질로 만든 이경자할머니(68·서울)가 출품한 까치 두루마기도 그 정성들인 솜씨로 눈길을 모았다. 지금 도시에서는 거의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짚으로 짠 김한복할아버지(71·경기 안성)가 출품한 매판과 삼태기도 그 독특한 형태와 오히려 현대적으로 보이는 전래의 배색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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