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친화·도덕적 기업에 펀드 투자 우선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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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도 왕도가 있다'며 공익(公益) 투자를 선언한 펀드가 나왔다. 사모펀드 운용 전문회사인 리앤킴투자자문의 공동대표인 이철영(61.(右)) 회장과 김영수(42) 사장이 주인공이다.

이철영 회장은 최근 운용 펀드 수익률 100% 달성을 계기로 "앞으로 투자를 결정할 때 '사회적 책임 투자(SRI, Social Responsible Investment)' 개념을 적극 적용할 방침"이라고 28일 밝혔다.

사회적 책임 투자란 도덕적이고 투명한 기업과 환경친화적인 기업들을 골라 투자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군수업체나 주류.담배 업체 등에는 투자를 하지 않고 지배구조나 투명성 지표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기업도 피한다. 대신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구하는 환경친화적인 기업과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은 기업에는 적극 투자하는 식이다.

이 회장은 "사회적 책임투자 개념은 미국.유럽의 많은 대형 펀드와 연기금들이 투자단계에서 꼭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수익률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운용을 담당하는 김영수 사장은 "SRI는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투자 수익률도 좋을 것으로 보는 개념"이라며 "작은 사모펀드지만 SRI를 통해 더 높은 투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거둘 수 있음을 입증해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리앤킴투자자문은 펀드 운영과 별도로 자문사 이익금의 일부로 '사회공헌 경영센터(가칭)'를 만들어 대학생들을 위한 교육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기도 하다.

이 회사가 2003년 7월 설정한 '리앤킴사모혼합형1호' 펀드는 2년2개월 만인 7일 수익률 100%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59.53%)보다 40%포인트 높은 실적이다. 최근 강세장을 타면서 실적은 더 좋아져 27일 기준 115.73%의 수익률에 자산 4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바슈롬코리아 대표를 지낸 이 회장은 1970년대 유력 증권사였던 삼보증권(대우증권 전신) 기획실장을 지낸 바 있다.

김영수 사장은 동양오리온투신 등의 펀드매니저와 튜브 투자자문 사장 등을 지냈고 외환위기 직후인 98~99년에는 여러 언론사의 '베스트 펀드매니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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