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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 때부터 배운 격투기로 '강한 남자' 모델 됐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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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영 학생기자와 박순성 모델이 글러브를 끼고 함께 포즈를 취했다. 고교 2학년 때 모델이 된 박순성씨는 “무슨 일이든 시기가 중요하다”며 “모델이 꿈인 친구들은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도전해보라”고 권했다.

소중 친구 여러분 안녕하세요. 1기 학생기자 강희영(성남 이매중 3)입니다. 얼마 전 채널 XTM의 ‘주먹이 운다’에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긴 모델 파이터 박순성(23)씨를 기억하시나요? 격투기 선수와 모델, 이 상반되는 두 가지 간판을 한 몸에 걸고 나와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모델의 세계를 소중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며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흔쾌히 수락해주었습니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모델 세계를 소개합니다.

―어떠한 계기로 모델이 됐나요.

“원래 학창시절에 격투기 선수였어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무에타이(타이 전통 격투 스포츠)를 배웠죠. 그런데 고등학교 때 우연히 패션쇼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어요. 난생 처음 런웨이에 섰죠. 그때 ‘아, 내 길은 이거구나’라고 느꼈어요. 5년 동안 했던 선수 생활을 단번에 그만두고 모델의 길로 들어서게 됐죠.”

―TV 프로그램 ‘주먹이 운다’에 참여한 이유는요.

“인지도를 높이고 싶었어요. 평범하면 그 많은 모델들 사이에서 어떻게 주목을 받겠어요. 그래서 생각한 게 ‘특기 살리기’였죠. 학창 시절 배운 격투기로 저를 알리자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주먹이 운다’ 시즌3의 참가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죠. 예선만 통과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5년 동안 배웠던 걸 제 몸이 기억해서인지 생각보다 쉬웠어요. 사실 예선전이 있기 딱 6일 전부터 글러브를 다시 잡았거든요.”

―패션 모델 외에 다른 종류의 모델도 있나요.

“모델의 종류는 정말 많아요. 저도 처음에는 패션쇼와 촬영 분야만 있는 줄 알았죠. 모델의 정의는 ‘새로 유행할 혹은 최신 유행의 옷을 입고 그 옷의 맵시를 보여주는 사람’이에요. 키나 외모, 분위기에 따라 중점적으로 활동하는 분야가 달라요. 대부분 키가 작으면 피팅 등 촬영 위주로, 키가 크면 런웨이 위주로 활동해요.”

―자기관리가 엄격해야 할텐데요.

“무조건 마른 몸매보다는 개성을 살릴 수 있어야 모델로서의 ‘나’를 인식시킬 수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강한 남자’로 이미지를 정하고 활동하고 있죠. 특별한 일이 없는 한은 매일 헬스장에 다녀요. 신상품을 보여주는 시즌이 시작되기 약 두 달 전부터는 운동 강도를 높이고, 식사량은 줄여요. 비타민C와 칼슘이 많고 포만감도 느낄 수 있는 양배추를 주로 먹죠.”

―패션쇼가 열리는 시기는 언제인가요. 또 패션쇼가 없을 때 모델들은 무엇을 하며 지내나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패션쇼는 ‘서울 패션 위크(컬렉션)’예요. 서울 패션 위크는 밀라노·런던·파리·뉴욕에 이어 ‘세계 5대 패션 위크’의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 받는 패션쇼이기도 해요. 서울 패션 위크는 3월에 열리는 ‘F/W(Fall/Winter, 가을/겨울) 시즌’과 10월에 열리는 ‘S/S(Spring/Summer, 봄/여름) 시즌’으로 나뉘어요. 1년에 두 번, 일주일 동안만이라 이 시기 전후로 비는 시간에는 다른 패션쇼나 부산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참여하기도 하죠. 디자이너가 개인적으로 여는 패션쇼, 대학교 졸업 작품 패션쇼나 CF 촬영 등의 활동도 합니다.”

―모델로서 활동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나고 난 뒤에는 대개 어떤 일을 하나요.

“대부분 30대 초반이면 현역 활동을 그만둬요. 많은 모델들이 김우빈, 이종석처럼 중간에 연예계로 빠져요. 그래서 모델 중 90%가 연기 준비를 하지만 중도에 포기를 많이 해요. 워낙 힘드니까요. 굳이 연예계가 아니더라도 연관된 길은 많아요.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면 모델 아카데미의 강사, 옷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면 디자이너가 될 수도 있는 거죠. 제가 아는 선배는 대학에서 워킹 교수로 활동하고 있어요.”

―모델을 하기 정말 잘했다고 생각할 때는 언제인가요.

“패션쇼에 서거나 CF를 촬영할 때 이 길을 선택하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죠. 지금 이 나이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일이고, 어디서든 ‘모델’이라고 하면 호감을 갖고 대해주니 기분도 좋아요.”

―나 박순성에게 ‘모델’이란.

“저에게 모델이란, 저의 직업이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자 아직 오르지 못한 정상이며, 또한 넘지 못한 산 중에 하나인 존재예요.”

―모델이 되고 싶은 친구들에게 한 마디.

“어떤 직업이든지 준비가 필요해요. 모델의 경우 그 준비 과정이 ‘자기 자신’이에요. 즉, 나를 모델로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직업 멘토링을 하다 보면 얼굴도 잘생기고 키도 커서 모델을 하면 잘 될 것 같은데, 정작 본인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시기를 놓쳐 평범하게 살아가는 친구들을 많이 보게 돼요. 패션쇼에 가면 저보다 훨씬 어린 중·고등학생 친구들도 많아요.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해요. 모델이 꿈인 친구들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때를 잘 맞춰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이 기사를 읽고 친구들이 용기를 많이 냈으면 좋겠어요.”

글=강희영 학생기자, 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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