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전자어음 27일 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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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종이가 아닌 인터넷상에서 발행되고 유통되는 '전자어음'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전자어음은 실명을 사용하므로 조세 포탈 등을 위한 음성적 거래를 막을 수 있다. 종이어음을 찍을 때 드는 비용도 해마다 수천억원씩 줄일 수 있다.

은행연합회와 금융결제원은 27일부터 기업.국민.우리.조흥.신한.하나.경남은행과 농협 등 8개 금융회사가 전자어음을 본격 취급한다고 밝혔다. 10월 이후엔 산업.외환.SC제일.한국씨티.대구.부산은행 등에서도 전자어음을 이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전자어음 도입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정부와 금융계는 올 초 관련법이 시행되면서 전산 개발 등 실무작업을 진행해 왔다. 전자어음은 당분간 기존의 종이어음과 함께 쓰일 예정이다.

전자어음은 은행의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이용한다. 만약 A기업이 B기업에 줄 전자어음을 발행하려면 먼저 당좌계좌를 튼 거래은행과 이용 약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뱅킹 홈페이지에 접속해 수취인.금액.만기일 등을 정한 뒤 공인인증서로 전자서명을 하고 수수료를 낸 다음 어음을 발행한다. B기업은 거래 은행에 전자어음 수취인으로 등록하고 어음 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금융결제원 e-사업추진실 관계자는 "원래 5월부터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보안장치 등을 보완하면서 늦어졌다"며 "최근 해킹 우려가 높아지면서 은행의 인터넷뱅킹 수준으로 안전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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