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삶 거부, 암치료에 몰두한「파버」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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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람은 누구나 쉽게 살기를 원한다.
고통스러운 삶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예수도 자기에게 오는 고통을 가능한 줄이려고 기도한적이 있을정도니. 보통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그렇게 살지않은 사람도 있다. 내가 미국에서 의학공부를 할때 강의를 들은 「시드니·파버」교수가 그럼 사람중의 한분이다. 「파버」교수는 50여년전에 하버드대 의대를 우등으로 졸업한 수재였다.
그분은 그정도의 실력이 있으나 하버드대 의대등 유명한 대학 부속병원중 아무곳이나 택해 임상의학을 했으면 돈도 많이 벌고 유명해져 편안하게 일생을 보냈을것이다.
그러나 그분은 확실한 가능섬을 버리고 누구도 별로 환영 안하는 병리학 연구에 몰두했다. 더우기 반세기전인 당시로는 전혀 해결가능성과 연구업적이 기대되지 않는 암연구에 심취했다.
이러한 결단과 용기가 있었기때문인지 l946년 의학사상 처음으로 어린이의 백혈병을 고치는 방법을 발표했다. 그 후에도 현대암 학문의 기초를 세워 그분이 제창한 암치료법(다방면요법)이 암치료의 바이블처럼 신봉되고 있다.
「파버」교수는 의학사에 큰 업적을 남겼을뿐아니라 모교인 하버드대에 큰 암센터를 설립, 기증했다.
그래서 하버드대 의대부속 암연구소는 그의 이름을 따서 시드니파버암연구소라고 불리고 있다.
「파버」 교수는 교수직 퇴직후에도 이 연구소에서 밤9시까지 일하다 퇴근길에 심장마비를 일으켜 숨을 거두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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