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하나로 뭉친 백 … 잡을 수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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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8강 토너먼트>
○·박정환 9단 ●·저우루이양 9단

제11보(91~101)=오늘은 길이 하나다. 쫓는 것이다. 97이 예리했다. 97~101이 있어 그나마 흑에게 희망은 남아 있다. 다음 A와 B를 맞본다. 백A~흑D는 백의 연결이 끊긴다.

 93은 이판사판이다. ‘참고도’의 1(실전 92)에 대해 2 잇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정수이나 이리 두어서는 흑에게 희망이 없다. 5 이후 a와 b를 맞봐 흑은 백을 쫓을 수가 없다.

 단(單)곤마는 잡기 어렵다. 이유는 단 하나, 규칙 때문이다. 바둑은 착수교대의 원칙 하에서 이뤄지는 놀이. 오늘 상변과 우변을 휘돌고 있는 대마만 보자. 속된 표현으로 흑에겐 터진 곳이 너무나 많다.

 양(兩)곤마는 사정이 다르다. 도망치는 입장에서 살려야 할 말이 두 개라면 한 번에 두 곳 다 치료할 수가 없다. 물론 쫓는 자도 그렇겠지만, 쫓는 자에게는 쫓다보면 돌 하나가 두 개의 곤마를 동시에 노리는 그런 지점을 얻기가 쉽다. 두 개의 곤마 머리가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하는 것이다.

그렇다. 두다 보면 바둑은 분산된 돌들이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는 놀이다.

단곤마가 됐다. 잡기 어렵지만 국면이 국면이라 저우 9단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갈 데까지 가보자. 박영훈 9단도 이 장면에서 조심스레 해설했다. “아직은 백도 마음 놓을 수 없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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