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돈잔치 벌였네'… 여자프로농구 우승 격려금만 4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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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현대건설을 인수해 창단 1년 만에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에서 우승한 안산 신한은행 농구단 주변에 뒷얘기가 풍성하다.

우선 두둑한 우승 보너스. 19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린 축승회에서 신한은행 신상훈 행장은 주장 진미정에게 '우승 격려금 400,000,000원'이라고 쓴 보드를 전달했다. 여자프로농구 우승 보너스 사상 최고액인 4억원이었다. 나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금일봉을 전달했고, 최동수 조흥은행장이 누런 종이봉투에 넣은 두툼한 현금다발을 진미정에게 덥석 쥐여줬다.

신한과 조흥은행의 합병을 앞두고 이번 농구팀의 우승이 양사의 '감성 통합'에 큰 기여를 했다는 의미다. 선수들은 챔피언결정전에서 등번호 위에 '조흥은행'이라고 쓴 유니폼을 입고 뛰었고, 조흥은행에서도 300여 명의 직원이 경기장을 찾아 신한은행 직원들과 합동 응원전을 펼쳤다.

축승회에는 군복을 입은 해병부대원 세 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6월 신한은행 농구팀의 '실미도 해병대 지옥훈련'을 지휘했던 교관들이었다. 이들은 챔피언전에서 격려 플래카드를 내걸고 '제자들'을 응원했다. 선수들은 "다시 해병대 훈련을 가라고 하면 차라리 은퇴하겠다"고 했고, 교관들은 "앞으로 계속 우승할 거니까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덕담을 했다.

챔피언전 최우수선수(MVP) 전주원(사진)은 "딸 수빈이가 아침에 칭얼거리면 그날 게임이 안 풀렸고, 방글방글 웃는 날에는 꼭 이겼어요"라고 뒷얘기를 전했다. 챔피언전을 앞두고 손녀를 돌보고 있는 시부모에게 "수빈이 기분 좀 잘 맞춰주세요"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조그마한 비닐 빨대로 찔러 생감자를 뚫고, 숯불이 깔린 10m 길을 걸어서 통과한 '엽기 훈련'도 화제였다. 이영주 감독은 "정신을 하나로 모으면 안 될 일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나부터 시범을 보였죠. 선수 전원이 성공했어요"라고 소개했다.

여름리그를 앞두고 신한은행이 발매했던 '에스버드 파이팅 정기예금' 고객들도 보너스를 받게 됐다. 농구팀 성적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는 이 상품은 정규리그 3위로 0.5%P, 챔피언전 우승으로 0.5%P 등 1%P의 금리가 더 붙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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