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선두 추격 SK에 '고춧가루 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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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기아 이종범이 삼성 선동열 감독을 도왔다. 이종범은 20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경기에서 3-3으로 승부가 외줄을 타던 연장 10회 말 SK 채병용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2위 SK의 발목을 잡았다. 이종범의 한방 덕분에 대구에서 LG에 덜미를 잡힌 삼성의 1위 매직넘버는 '3'으로 줄었다. SK가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삼성이 남은 4경기에서 3승만 거둔다면 승률에서 삼성(0.6066)이 SK(0.6000)에 앞서 1위를 확정짓게 된다.

최하위 기아가 SK의 덜미를 잡은 것처럼 7위 LG도 1위 삼성을 상대로 끈끈한 승부를 벌였다. LG가 삼성에 5-2로 앞선 8회 초. 대타 안치용이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이순철 감독은 박경수에게 보내기번트를 지시했다. 2이닝을 남겨놓고 3점 차의 리드에서 희생번트 작전은 강한 승부수다. 순위경쟁은 손을 떠났어도 '삼성에는 질 수 없다'는 라이벌 의식이 작전에 묻어났다. 안치용은 2루에 안착했고, 후속 김정민의 중전안타가 터져 LG는 6-2로 달아났다. 굳히기 점수였다. 4점 차로 벌어지며 승부의 추가 기울어졌다고 느끼는 순간, 삼성은 박석진을 김덕윤으로 교체했고 곧이어 LG 정의윤의 3점 홈런이 터졌다. 9-2. 승부는 그걸로 완전히 끝이었다. 삼성은 이날 에이스 배영수를 선발로 올리면서 1위 굳히기에 안간힘을 썼지만 배영수는 2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5실점으로 무너졌다. 배영수는 최근 3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삼성 양준혁은 승패가 결정된 9회 말 대타로 등장, 안타를 때려내 프로최초 13시즌 연속 세자릿수 안타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3위 두산은 잠실에서 현대를 10-0으로 꺾고 최소 3위를 확보했다. 두산으로 옮긴 뒤 9승2패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두산 리오스(사진)는 8이닝 동안 2안타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15승째를 올렸고 탈삼진 5개를 추가, 배영수(삼성)와 146개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롯데를 9-4로 따돌렸다. 한화 선발 송진우는 시즌 11승, 통산 193승째를 올렸다.

이태일.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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