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중앙신인문학상] 평론 당선 소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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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채린
▶1974년 서울 출생
▶98년 경희대 국문과 졸업
▶2003년 경희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 수료

문학을 처음 공부할 때의 열정이 옹졸한 고집과 오기로 변질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고 있을 무렵, 당선 소식이 날아들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당선의 영광이 어색하고 부끄럽지만, 스스로를 단속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기쁘다. 10년 넘게 문학을 붙들고 있지만 여전히 그 본질에 다가서지 못하고 주위를 배회하며 서성이고 있다는 느낌이다. 문단의 문턱을 넘어섰다고 많은 것이 달라지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지난하고 막막하겠지만, 작품이 보여주는 매혹과 소통하려는 열망만은 놓치지 않으려 한다. 어설픈 깜냥이나 수사에 기대지 않고, 문학의 예민하고 섬세한 결 안에서 함께 호흡하는 비평가가 되고 싶다.

감사드려야 할 분들이 너무나 많다. 어수룩한 제자를 따뜻한 아량으로 감싸주시는 김종회 선생님과 모교의 은사님들께 감사드린다. 글에 대한 비판과 조언으로 늦된 후배를 챙겨주신 인환 선배와 금요일 저녁을 늘 함께 했던 현대문학연구회 식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길이 보일 것 같지 않을 때 나의 불안과 투정을 빛나는 위트로 다독여준 경희 언니, 오랜 벗 상희에게는 특별한 고마움을 표해야 할 것 같다. 게으른 아내를 넉넉한 사랑으로 채워주는 남편이 없었다면 편한 마음으로 공부하지 못했을 것이다. 부모님께는 어떠한 말로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그분들께 이 상이 작은 보답이 되었으면 좋겠다.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기회를 열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성실한 읽기와 쓰기로 정진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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