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풍경'프리미엄…청계천 주변 땅값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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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청계천 복원 사업이 침체 일로에 있던 서울 강북 지역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청계천 하류인 성동구 왕십리에서는 땅값이 한때 두 배까지 오른 곳도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2003년 7월 복원공사 착공을 전후해 청계천변 토지 가격(감정가)을 비교한 결과 조사대상 땅값이 큰 폭으로 올라 청계천 복원이 도심을 활성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20일 밝혔다.

세운상가 재개발 지역의 경우 2003년 4월부터 2004년 4월까지 1년간 땅값이 평당 약 4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평균 50% 상승했다. 청계천 하류에 해당하는 뉴타운 지구인 왕십리1동의 주택지는 천변을 중심으로 평당 약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평균 100% 이상 급등했다.

시정연 임희지 부연구위원은 "청계천변 땅값이 꾸준히 오르다가 2004년 후반기 이후에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나 복원 뒤인 10월 조사에서는 또다시 활황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관수동 지역의 상가는 같은 시기 천변을 중심으로 평당 약 3900만원에서 5700만원으로 45% 이상 올랐다. 대표적인 상가 밀집지역인 강남 테헤란로 지역이 같은 기간 중 20%가량 오른 것과 비교하면 '청계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동산 거래도 활발했다. 2002년 7월 청계천 복원사업 발표 후 거래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늘었다. 2002년 전반기에 1172건이던 것이 후반기에는 1334건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테헤란로의 경우 549건에서 527건으로 줄었다. 테헤란로의 부동산 거래량은 이후 급격히 줄어 2005년 전반기에는 청계천변이 773건인 데 비해 249건으로 현저히 감소했다.

가격 반영이 비교적 늦게 이뤄지는 사무실 임대료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청계천에서 다소 떨어진 태평로.종로.을지로변은 시세 변화가 거의 없는 데 비해 청계천변의 삼일빌딩.한화빌딩.파이낸스센터의 임대료는 2003년 4월부터 2004년 4월 사이 5% 이상 올랐다.

아파트도 2002년 9월에서 2004년 9월 사이 청계천과 마주한 청계 벽산아파트와 마장동 현대아파트는 평당 약 75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33% 이상 올랐다. 청계천에서 떨어진 행당동 대림아파트가 평당 1000만원에서 1080만원으로 8% 오른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상승세다.

임 위원은 "이러한 청계천변의 지가.임대료 변화에 따라 앞으로 청계천 일대의 산업.업종 분포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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