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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비즈 칼럼

근로자 해외 파견 땐 안전이 최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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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명섭
인터내셔날SOS 한국 지사장

기업은 인재를 뽑을 때 영어 능력과 해외 여행 결격 사유 유무를 확인한다. 그러나 근로자가 해외에 나가면 언어 외에도 여러 문제로 당황할 때가 많다. 그 중 질병·사고·범죄 등 안전에 관한 사건은 일단 발생하면 본인과 가족은 물론, 기업과 국가에도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방문국의 상황이 우리나라와 어떻게 다른지 미리 배우고 준비해야 한다.

 세월호 사건 이후 국내 기업들이 안전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으나 주로 국내 사업장 내 안전에 치중하고 있다. 회사 일을 하러 파견된 직원 또는 동반 가족이 외국에서 안전 문제에 직면하면 해결은 누가 해야 하나. 직원이 외국에 있게 된 것은 회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회사의 결정이므로 ‘외국’이라는 여건에 기인한 문제의 예방과 해결은 그 궁극적 의무가 회사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현지인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을 파견자가 미처 몰라서 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파견 주체인 회사가 사전에 준비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이라크에서는 치안이 불안해 외국인의 경우 이동할 때 반드시 무장 경호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이 있지만 적지 않은 우리 근로자들은 현지에서 비무장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 설마 했던 납치 강도 등으로 신변에 사고가 발생하여 몇 주, 몇 달을 천신만고로 헤매다 심각한 육체적·정신적 외상을 입고 귀환하면 그 고통은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안전에 대한 대비와 투자는 기업으로 하여금 인재를 유지하게 하고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얻게 한다. 국제경영자단체(IOE)는 해외 근무 중의 직원이 직면하게 되는 다양한 리스크를 알려주고 기업의 보호 의무를 홈페이지에서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낯선 외국에서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경영자는 해외 근무 임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돌보아야 한다는 점, 그것이 선택이 아닌 의무이고, 나아가서 결국 조직의 안정과 사업의 발전을 가져온다는 점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이명섭 인터내셔날SOS 한국 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