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중 부산 고3학생, 새해맞이 운하 뛰어들었다 숨져

중앙일보

입력

일본 오사카(大阪)를 여행 중이던 부산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공모군(19)이 새해맞이 운하 뛰어들기에 참여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공군은 1일 오전 0시를 조금 넘긴 시각 오사카시 중심부를 흐르는 운하인 도톤보리가와(道頓堀川) 다리에서 뛰어내린 뒤 물 밖으로 빠져 나오지 못한 채 의식을 잃었다. “한 남자가 물에 뛰어든 뒤 떠오르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한 소방 구조대가 공군을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4시간여 만에 숨졌다.

공군은 지난달 24일 선배 1명과 함께 일본으로 여행을 왔다 참변을 당했다. 이날은 현지에 살던 지인 1명 등 3명이 운하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운하 주변엔 새해를 축하하는 시민과 관광객 등 6600여명이 모여있었고 공군을 포함한 65명 가량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목격자들은 “(공군으로 보이는) 남자 1명이 물에 뛰어든 뒤, 위험한 분위기가 감지돼 옆에 있던 다른 1명이 놀라서 황급히 옷을 입은 채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주 오사카 한국총영사관은 현지에 영사를 급파해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또 부산에 있는 공군의 가족에게 사망사실을 알리고 일본 입국과 장례 절차 등을 협의하고 있다.

도톤보리가와는 간사이(?西) 지역을 연고지로 둔 프로야구단 한신 타이거스가 우승할 때마다 팬들이 승리를 축하하며 물속으로 뛰어드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폭은 4~5m에 불과하지만 깊이가 3m에 이르는 곳도 있어 위험하다. 지난 2003년 9월에도 남성 1명이 물속에 뛰어들었다가 숨진 적이 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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