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3호기 질소배관은 원전비리 업체가 제작 공급한 제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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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누출 사고로 근로자 3명이 숨진 신고리 3호 원전의 질소배관 밸브는 원전 납품비리로 2차례 적발된 업체가 생산ㆍ공급한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밸브 생산업체인 I사는 지난 2012년 1월 질소배관 밸브를 신고리 3호 원전 배관 시공업체에 공급했다. 그 후 이 업체는 지난 2012년 7월 한울 1호기 증기발생기 공급밸브 품질보증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한수원으로부터 공급자격을 취소당하고 부정당업체로 등록됐다. 1년 후인 지난해 7월에는 신고리3호기 수동단조밸브 시험성적서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원전 비리 전수 조사에서 추가로 드러났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질소배관 밸브는 비리로 적발된 부품과 종류가 달라 당시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장 의원은 “비리 업체가 공급한 모든 부품을 조사했다면 이번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수원은 당시 공급자격이 정지된 이 업체를 최근 특수계약심의회 심사를 통해 자격을 회복시켰다”며 “어떤 기준으로 공급업체 자격을 회복시켰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이 업체가 생산한 질소배관 밸브의 비눗물 검사에서 거품이 올라온 사실을 확인하고, 정확한 누출 원인을 찾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울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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