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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말말말] "규제는 암 덩어리" "사무장, 너 내려" "내 구명조끼 입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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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014년 갑오년은 대한민국에 유난히 많은 상처를 남겼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한국 사회 전체를 부끄럽게 했다. 어린 학생들을 남긴 채 먼저 탈출한 선장·선원들의 모습에 어른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슬픔에 잠긴 대한민국에선 ‘인명 구조를 위한 금쪽같은 시간’을 의미하는 ‘골든 타임’이란 말이나 ‘관피아(관료+마피아)’라는 신조어가 개혁을 상징하는 말로 떠올랐다. 정치권은 조용한 날이 없었다. 7·30 재·보선 참패로 야당의 리더십이 무너졌고, 연말 ‘정윤회 동향 문건’이 촉발시킨 비선 권력 의혹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큰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을 일으켰다. 갑오년 한 해를 ‘말’로 정리해 본다.

정치

▶“통일은 대박이다”=박근혜 대통령, 1월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우리 경제가 대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쓸데없는 규제는 우리가 제거해야 할 암 덩어리다”=박 대통령, 3월 1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규제 개혁을 강조하며.

▶“지금까지 혼선은 어제 내린 눈”=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을 철회한 뒤 4월 11일 6·4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장단 회의를 주재하며.

▶“4월 16일 세월호 이전 대한민국과 이후 대한민국이 전혀 다른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박 대통령, 5월 16일 청와대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 대표를 만나.

▶“호남에 예산 폭탄을 퍼붓겠다”=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 6월 30일 7·30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를 선언하며. 그는 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간판으로 승리했다.

▶“‘이왕구’라 부르면 안 되지”=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6월 30일 여야 주례 회동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새정치연합’을 ‘새민련’이라 부르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산돼지처럼, 포청천처럼 하겠다. 필요하면 개작두도 치겠다”=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9월 22일 새정치연합 비대위 출범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면 봇물 터지듯 (개헌) 논의가 이뤄질 것”=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중국 방문 중이던 10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개헌논의에 부정적인 청와대의 기류를 의식한 듯 그는 하루 만인 17일에 “실수였다”고 후퇴.

▶“좁은 오솔길을 냈는데 앞으로 대통로로 열어 가자”=북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10월 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회식 직후 정홍원 국무총리와 경기장 내에서 만나.

▶“대통령께 누(累)가 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사냥개가 됐다. 그런데 이제는 진돗개가 돼야겠다”=정윤회씨, 12월 1일 본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토사구팽(兎死狗烹·토끼를 잡으면 사냥개는 쓸모없어 삶아 먹는다는 뜻)당한 사냥개처럼 숨어 지냈으나 이제 논란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찌라시에 나오는 얘기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박 대통령, 12월 7일 새누리당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정윤회 문건’의 실체를 부정하며.

경제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느냐”=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1월 22일 국민과 농협 등 시중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며.

▶“개인정보를 유출한 금융회사는 문 닫게 할 것”=신제윤 금융위원장, 카드사 정보 유출 파장으로 2월 1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지도에 없는 길을 가야 한다”=최경환 부총리, 7월 18일 새 경제팀과의 첫 모임에서 경제 회복을 위한 과감하고 창의적인 정책을 주문하며.

▶“질소를 샀더니 과자가 서비스”=대학생들, 9월 28일 “과자 봉지에 과자보다 질소가 더 많이 들었다”면서 과자 봉지 160여 개를 묶어 만든 뗏목을 타고 한강을 건너며.

국제

▶“한국의 위안부에게 행해진 것은 엄청나게 끔찍한 인권침해”=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4월 25일 한·미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님을 만나서 반갑스무니다”=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3월 25일 헤이그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사람들이 그와 많이 비교하지만 내가 더 잘 생겼다”=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10월 20일 취임을 앞두고 본지 인터뷰에서 ‘자카르타의 오바마’라는 별명에 소감을 밝히며.

▶“나는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며 이는 신이 내게 준 선물 중 하나”=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10월 30일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히며.

사회

▶“땅콩을 왜 봉지째 주느냐. 사무장, 너 내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공항 출발 대한항공 KE086편 항공기 일등석에 탑승한 뒤 객실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구명조끼가 한 개 없어요”→“내 것 입어”→“너는?”→“가져와야지”=세월호에 탑승 단원고 학생들, 4월 27일 JTBC를 통해 공개된 동영상 속에 담긴 학생들의 대화. 선장·선원들의 행동과 대비돼 국민을 더 슬프게 했다.

▶“우리 승무원들 지시만 따라서 행동하시면 어느 교통 수단보다도 안전하다”=세월호 이준석 선장이 방송 인터뷰에서.

▶“미련 없이 떠나고 싶은 내 조국 대한민국아, 졌다 졌어”=영화배우 김부선, 난방비 조작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경찰의 수사 발표 후 10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작은 개미굴이 둑 전체를 무너뜨린다”=황교안 법무부 장관, 11월 25일 헌법재판소 정당해산심판 최후 진술에서 통합진보당을 ‘작은 개미굴’에 빗대며.

▶“암은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병”=배우 고 김자옥씨, 11월 16일 폐암 합병증으로 사망한 김씨가 암투병 생활 중 주변에.

문화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이란 없다”=tvN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인 장그래(임시완 분) 어록, 10월 25일과 11월 1일 방송분 중에서.

▶"운동을 너무 하고 싶었다”=러시아 쇼트트랙 대표 빅토르 안(안현수), 2월 17일 소치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귀화 이유를 설명하며.

▶“그냥 ‘나’란 선수가 있었다고 기억됐으면 좋겠다”=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다음날인 2월 21일 기자회견에서.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게 아니라 정의의 결과다”=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첫날인 8월 14일 청와대 환영식 연설에서.

▶“나도 사람이라 악플 때문에 많이 속상”=리듬체조 손연재 선수, 10월 2일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금메달을 따고 난 뒤.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프로야구 김성근 한화 감독, 3년 연속 최하위를 한 한화 이글스의 감독으로 3년 만에 프로야구 현장에 돌아온 뒤 10월 28일 취임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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