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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주택가 빈집털이범 '팔자걸음' 때문에... 2년만에 검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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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주택가에서 활개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 온 전설의 빈집털이범이 2년만에 검거 됐다. 경찰이 절도범을 붙잡는 데는 범인의 ‘팔자걸음’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해 2월 초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모두 13차례에 걸쳐 평창동과 논현동 일대 빈집에 들어가 1억 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상습절도)로 박모씨(47)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주로 3층 이하의 저층을 골라 욕실이나 주방 창문을 뜯거나 가스배관을 타고 베란다 창문을 통해 집안에 들어가 범행했다.
경찰은 박씨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집에 두거나 현금을 지불하고 택시를 이용하는 등 그의 용의주도함 때문에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경찰은 범행현장 인근 CCTV에 포착된 용의자의 모습을 파악한 뒤, 범행 수법과 족적 등이 비슷한 전과자 1270명과 대조하며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CCTV에 찍힌 박씨의 걸음걸이가 왼쪽 발끝을 바깥쪽으로 벌려 걷는 ‘팔자’인 점이 결정적인 단서로 포착 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끝에 박씨를 붙잡을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박씨가 귀금속 감별 도구를 갖고 다니며, 위조품이 아닌 진품만 훔친 사실도 밝혀졌다. 박씨는 검거 당시 “기억을 잃었다”며 정신질환자 행세를 했으나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은 박씨가 범행을 더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 중이다.

온라인 중앙일보
[영상=종로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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