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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551. 거래선/거래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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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회사의 벽을 낙서장으로 꾸미고 '거래선'을 뚫기 위해 뛰어다니는 영업사원의 발을 사장이 씻어주는 행사를 벌이는 등 감성경영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감성경영은 창의적인 업무환경을 만들고 직원의 사기를 북돋울 뿐 아니라 '거래처' 등에 좋은 인상을 남겨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한몫하고 있다."

돈이나 물건 등을 계속 거래하는 곳이란 뜻으로 거래선과 거래처를 혼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거래선(去來先)'은 일본식 한자 조어이므로 '거래처(去來處)'로 순화해 써야 한다.

일본에선 '거래'를 '取引(とりひき)'이라고 한다. 여기에 '상대방'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 '先(さき)'을 붙여 거래처란 뜻으로 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거래선은 '取引' 대신 우리말 '去來'를 집어넣어 만든, 청산해야 할 일본말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선 '먼저, 앞선'이란 뜻으로만 선(先)이 쓰이므로 한자도 헷갈릴 수밖에 없다.

수입선.수출선.구매선.구입선 등도 마찬가지다. 일본어투 선(先)을 모두 처(處)로 바꿔 쓰는 게 좋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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