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자·안춘자 나란히 한국신| 한국여자마라톤에 서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동경지사】한국여자마라톤이 착실한 전진을 거듭하고 있다.
30일 일본 오오사까에서 거행된 제2회 국제여자마라톤대회에서 최경자(산업기지개발공사 ·22)가 2시간44분48초의 한국신기록을 수립, 종전기록을 2분15초 단축하는 위업을 이룩했다.
종전기록은 2시간47분3초로 역시 작년 이 대회에서 14위를 한 임은주(조폐공사·21)가 세운 것이다.
최경자에 이어 같이 출전한 안춘자(산업기지개발공사·23)도 2시간45분21초로 임은주의 기록을 1분42초나 능가했다.
그러나 최경자와 안춘자는 11, 12위에 그쳐 아직까지 국제수준과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17개국 1백71명의 선수가 출전한 이날 레이스에서 에이레의 「캐리·메이」가 세계역대기록 7위인 2시간29분21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최경자는 작년 이 대회에서 3시간5분7초로 33위에 그쳤었다.
그러나 이날 레이스에서 한국이 11, 122위를 차지한 반면 아시아지역 여자마라톤의 선두주자인 일본은 홈코스의 잇점에도 내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을 겨냥하여 맹훈련중인 「마스따·아께미」(증전명미·19)가 발목부상으로 20km지점에서 기권한 것을 비롯, 모두 14위이하로 처져 지난 81년 풀코스 여자마라톤을 시작한 이래 한국이 처음으로 일본을 제압하는 개가를 올렸다.
한국여자마라톤은 81년11월 제35회 전국마라톤선수권대회에서 42.195km의 정규레이스를 처음 시작, 임은주가 3시간16초의 기록으로 첫 완주선수가 되었고 이어 작년1월 오오사까대회에서 2시간47분3초의 대폭적인 기록경신을 이룩했다.
그러나 임은 작년하반기들어 다리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져 현재까지 회복을 못하고 있으며 대신 안춘자·최경자가 바통을 이어받아 기록단축을 거듭했다.
안춘자는 작년11월 제36회 전국선수권대회에서 2시간51분25초, 최경자는 2시간51분52초를 마크한 바 있다. 한국선수들이 국내보다 외국의 국제대회에서 거듭 호기록을 작성하는 것은 우수선수들과의 경쟁에다 코스가 좋다는 여건이 작용한 것으로 따라서 국제무대에서 전망이 좋은 한국여자마라톤은 해외진출을 지속적으로 꾀할 경우 세계적수준에까지 도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에 재확인한 셈이다.
아시아지역에서 여자마라톤이 행해지고 있는 것은 현재까지 한국과 일본뿐이며 일본의 최고기록은 2시간36분34초(증전명미·82년)다. 한편 세계최고기록은 2시간25분29초(앨리슨·81년)다.
최경자는 부천의 소명여고때부터 중장거리선수로 두각을 보였으나 성남여고때부더 랭킹1위였던 안춘자에 눌려 우승은 거의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작년이래 최경자도 임은주·안춘자와 「한국1위」를 노리는 치열한 경쟁심으로 맹훈련을 거듭, 이 3파전이 기록의 발전을 촉진시켰다.
전남 영광태생.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