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감염 혈액 1200명에 수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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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에이즈에 감염된 혈액이 교통사고 환자에게 수혈된 데 이어 말라리아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에 감염된 사람의 피가 1200여 명에게 수혈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대한적십자사가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법정전염병 환자 13만 명의 헌혈 경력을 조회한 결과, 2003년부터 올해 6월까지 549명이 헌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질병은 말라리아 등 13종이다.

이들이 헌혈한 피는 1206명에게 수혈됐고, 541봉지는 의약품용으로 공급됐다. 이 중 말라리아 감염 혈액이 22명의 환자에게 수혈됐다. 적십자사는 2차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적십자사는 2000년 9월부터 서울.경기.인천.강원 지역에서 채혈한 피에 대해 말라리아 항체 검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지역에서 채혈한 4명의 피가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적십자사는 "말라리아에 감염되더라도 2주~두달이 지나야 검사에서 나타난다"고 해명했다. 지금까지 수혈로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은 1998년 2명, 2000년, 2001년 각 1명 등 모두 4명이다.

말라리아 혈액뿐 아니라 결핵 환자 270명의 피가 622명에게, 볼거리 환자 198명의 혈액이 485명에게, 쓰쓰가무시 환자 22명의 피가 35명에게 수혈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세균성 이질 12명▶신증후군 출혈열 8명▶뎅기열과 파라티푸스 각각 6명▶장티푸스 5명▶수막구균성 수막염 2명 등에게 수혈됐다.

말라리아를 제외한 전염병은 헌혈 과정에서 감염 여부를 검사하지 않는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말라리아.에이즈.간염을 제외한 전염병은 수혈 때문에 감염된 사례가 다른 나라에도 없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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