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별 합쳐야만 큰 별 생긴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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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우리 은하에서 가장 큰 별은 태양 무게의 100배 정도다. 이렇게 큰 별은 어떻게 생성되는 것일까. 자신보다 작은 별들을 먹어 치우면서 커졌을까. 그런 가설이 있긴 하다. 그러나 새로운 발견에 따르면 질량이 작은 별의 형성과정과 비슷하게 큰 별들도 성간 가스 구름 속에서 밀도 높은 별의 중심부가 중력으로 붕괴하면서 발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니메쉬 파텔 박사는 "그동안 질량이 큰 별의 생성과정에 대해 명확한 모델을 수립하지 못해 병합설과 흡착설이 격론을 벌여왔으나 최근 거대 질량의 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먼지 디스크를 발견, 흡착설이 옳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흡착설은 우주 공간의 가스와 먼지 구름이 회전하면서 생긴 구심력으로 점점 밀도가 높아져 별을 만들어낸다는 것이고, 병합설은 상대적으로 큰 별이 작은 별들을 하나 둘 먹어치우면서 생긴다는 가설이다.

먼지 디스크란 우주 속 가스와 먼지가 한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면서 점점 구심력에 의해 밀도가 높아지면서 생겨나는 거대한 원판을 말한다. 회전이 계속되면서 이 원판의 밀도가 점점 높아지고 가스와 먼지가 압축되면서 별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도 45억년 전 이런 먼지 디스크에서 생겨난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파텔 박사팀은 지구에서 2000광년 이상 떨어진 케페우스 성좌에 있는 한 젊은 별을 대상으로 연구했는데 이는 태양보다 15배나 무거운 것이다. 파텔 박사는 이 별 주위를 크게 둘러싸고 있는 납작한 먼지 디스크를 발견했다. 디스크는 태양보다 1~8배 많은 가스를 함유하고 있으며, 그 길이는 태양에서 명왕성까지의 거리의 여덟 배나 됐다.

연구팀은 디스크의 존재 자체를 큰 별 역시 흡착설에 의해 생긴다는 직접적인 증거로 봤다. 무거운 별은 워낙 흔치 않은 데다 너무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그동안 이런 증거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연구팀은 하와이에 있는 SMA(Submillimeter Array)라는 초고성능 망원경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SMA는 그동안 지구 대기권에 흡수돼 관측할 수 없었던 먼지와 가스의 파장까지 관측할 수 있는 최신 장비다. 연구 결과는 1일자 네이처에 실렸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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