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연습용 수류탄 2개가 잇따라 터졌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23일 서울 대조동 일대에서 연습용 수류탄이 터졌다는 내용의 신고를 2건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첫번째 수류탄은 이날 오전 8시 10분쯤 서울 대조동의 한 자동차영업소 앞에서 터졌다.
오모(42ㆍ남)씨가 영업소 앞에 주차해둔 승용차에 시동을 걸고 후진을 하자마자 우측 앞 바퀴에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수류탄이 터진 것이다.
오씨는 “큰 소리는 나지 않아서 타이어 펑크인 줄 알았다. 나가보니 수류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세 개로 나뉘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두번째 수류탄은 이날 오후 12시 20분쯤 서울 대조동의 한 금은방 출입문 앞에서 터졌다. 금은방 주인 임모(42ㆍ남)씨는 “출근해서 문을 열라는데 문 틈 사이에 동그란 물체가 있어서 발로 차니 ‘펑’소리를 내며 터졌다”고 말했다.
임씨에 따르면 터지기 전 수류탄은 색깔이 국방색이었고, 손잡이 부분엔 빨간색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인근 군 부대는 군 연습용으로 추정되는 수류탄 뇌관이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평경찰서 임병숙 형사과장은 “세 개 부품(뇌관ㆍ신관ㆍ안전손잡이)으로 구성된 연습용 수류탄으로 보인다. 화약은 1g 정도만 들어있어서 인명ㆍ재산 피해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류탄의 출처와 이를 두고간 사람을 쫓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자동차 영업소 앞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날 새벽 2시50분쯤 잠바를 입고 모자를 눌러쓴 한 남성이 가방을 들고 어슬렁 거리다 주차된 차 앞 바퀴에 무엇인가 두고 가는 모습을 발견했다. 경찰은 금은방 앞 폐쇄회로(CC)TV도 수거해 수류탄을 두고간 사람을 추적하고 있다.
이서준 기자 be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