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 연세의대교수 혈청 검사만으로 암 찾아낼 때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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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올해는 1년 내내 암과 씨름을 해볼 작정입니다.』
앳되어 보이는 얼굴, 자그마한 키 등 외모로 봐서는 암이라는「골리앗」과 맞서려는「다윗」을 연상케 하는 인상이다.
연세대 의대 미생물학과의 이원영 박사(40).
『작년에 단선항체(유전공학 방법으로 생산하는 모노크로날 항체에 이박사가 붙인 이름)인 알파 태아단백질을 일부 생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금년에는 이런 만선항체를 여러 종류 만들어 혈청만으로 암을 진단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좀 쉽게 풀이하면 인체에 생기는 각종 암이 갖는 항원의 차이를 찾아내 암의 유무와 종류를 손쉽게 판별해 낸다는 얘기다. 이것이 성공하면 누구나 피(혈청)검사만으로 간암·위암·직장암 등 어떤 종류의 암을 갖고 있는지, 아닌지를 조기 진단할 수 있다는 것.
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율이 높아지는 만큼 지금처럼 증상이 나타나거나 암 조직이 눈에 보일 정도가 되어서야 발견하는 것과는 치료 효과 면에서 큰 차이가 있으리라는 설명이다.
『단선항체에다 화학치료제를 실어보내 암 세포만을 공격하는 연구도 금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이 박사는 팀웍의 손발이 잘 맞아 만선항체로 암을 직접 공격, 치료하는 데까지 가보고 싶다고「욕심」을 밝힌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이학박사. 취미는 공작이다.<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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