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침 땐 전술핵무기 사용"마이어 미 육군참모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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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반도에 필요한 기간」동안 미군주둔
【서울AP·UPI·AFP=본사특약】한국을 방문중인 미 육군참모총장「에드워드·C·마이어」대장은 22일 북한이 한국을 공격해올 경우 주한미군은 필요하다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자신은 한국과 미국·일본 세 나라가 보다 긴밀한 군사협력 및 보완관계를 맺는 것이 동북아 방위능력 강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마이어」대장은 또 북한은 지도층 내부의 후계자 다툼에도 불구하고 군사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분석하고, 그러나 자신의 견해로는 주한미군병력을 더 이상 증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극동지역을 순방 중 지난 20일 나흘간 체류예정으로 한국에 온「마이어」대장은 이날 아침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군은「한반도에 미군의 존재가 필요한 기간동안」한국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마이어」대장은 북한군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확인된바 없지만, 아직은 갖고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이어」대장의 회견요지는 다음과 같다.
북한지도층 내부의 후계자 다툼소식이 계속 보도되고있지만 그들의 군사태세나 계획에는 별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만약 북한이 남침해올 경우 주한미군은 필요하다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있는지를 확인할 방도는 없지만, 아직은 없는 것으로 믿는다.
북한은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으며 최근 그들의 공격적 움직임이 눈에 뜨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현재 한국에 두고 있는 1개 전투사단 외에 또 하나의 지상군 사단을 파견할 필요는 없다. 적어도 내 사견으로는 그렇다. 주한미군 외에도 동북아지역에 있는 미국의 육·해·공군전력이 한국을 지원할 수 있다.
미국과 한국·일본 세 나라가 군사적으로 서로 보좌하고 협력하면 동북아 방위태세가 훨씬 강화되고 군비절감과 방위효율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일본이 군사대국으로 다시 등장하리라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2차대전후 일본은 군사적으로 독자노선을 걷지 않겠다는 태도를 견지해왔고 현 국제사회에서 상호의존의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마이어」대장은 이날의 기자회견에 앞서 일본에서 가진 한 회견에서 소련이 페르시아만을 침공하는 경우 미국은 북한만이 아니라 동북아시아 및 중부·북부유럽 등 여러 다른 지역에도 군사적 압력을 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마이어」대장은 일본에서의 회견에서『한국·미국·일본 등 3국 공동방위협약의 가능성은 나의 위치에서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러나 최근「나까소네」일본수상의 방한과 이에 따른 전두환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 지역에서 그 같은 진전된 방위관계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쟁발발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이 80년대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소련의 경제적 어려움은 자칫 소련이 미국과의 정면대결을 하도록 부추길 수도 있다고 내다보았다.
그는 소련 측이 84년 미국대통령선거를 계기로 미국이 국외문제에 신경을 쓰기 어려운 시기를 틈타 그들이 노리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우리는 그런 점에서 소련의 새 공산당서기장「유리·안드로포프」가 매우 강하다는 점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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