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열사에 모두 파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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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사막의 태양은 유난히 강렬하다. 짙은색 선글라스를 쓰지 않으면 시력을 망가뜨리기 십상이다.
작업중에 근로자들은 긴팔 작업복에 눈만 내놓고는「붓들라」라는 하얀 천으로 얼굴 전체를 둘둘 말아 버린다.
땡볕을 가리기 위해서다.
연일 수은주의 눈금이 섭씨 40도를 훨씬 웃돌건만 땀이 흐르지 않는다.
습기라고는 전혀없는 사막이라 땀이 나오기 무섭게 이내 증발해 버리는 것이다.
처음 현장에 도착한 사람들은 너나 없이 코가 헐어 고생하게 된다. 몇번인가 습기를 조절한답시고 잦은 수건을 걸어놓았다가 포기해 버린다. 한시간도 되지 않아 마른 명태가 되는 것이다.
이기찬 <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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