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유선방송 사업 '가입자 100만명 클럽'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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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이 유통.미디어 그룹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6일 충북지역 종합유선방송사(SO)인 ㈜CCS의 지분 45%와 ㈜충북방송의 지분 100%를 사들이기로 계약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의 미디어자회사인 HCN은 10개의 SO에 케이블TV가입자 100만명을 보유하게 됐다.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선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는 태광.C&M.CJ 등에 이어 HCN이 네 번째다. 현대백화점 측은 "홈쇼핑 채널 진출에 이어 SO부문서도 100만 가입자 확보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며 "미디어사업을 새로운 그룹 핵심사업의 한 축으로 키워 왔으며 앞으로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2001년 홈쇼핑사업에 진출한 뒤 HCN을 통해 2002년부터 서초.관악.동작 등 8개 SO를 사들여 케이블TV 방송사업을 벌여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홈쇼핑에 진출하면서 케이블TV의 경우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유통망인 SO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 SO사업을 확대해왔다"며 "기존 백화점의 이벤트기획과 소매마케팅 능력을 미디어사업에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SO사업은 앞으로 방송.인터넷 서비스뿐 아니라 디지털산업의 핵심인 홈네트워크산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며 "SO사업을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꾸준히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블TV업계도 HCN의 '100만 클럽' 가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케이블TV업계 관계자는 "현재 100만 가입자가 넘는 메이저 업체 중 순수한 케이블TV 송출업체는 C&M뿐이며, 3개사가 모두 대기업 계열사"라며 "SO업계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 대기업 계열사들 간에 현재 케이블TV업계의 당면과제인 디지털방송전환 경쟁이 벌어지면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면 TV를 보던 중에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등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를 하기 위해선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야 이익을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는 HCN이 동작.서초.청주 등에서 디지털 방송을 시도하고 있는 등 대기업 계열의 유선방송사업자들이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측은 이번 충북지역 유선방송사와 계약하면서 "충북지역에서도 디지털TV서비스를 앞당기겠다"고 밝히며 디지털방송 전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현재 상위 4개 MSO가 전국 119개 SO 중 45%인 54개를 점유하고 있으며, 전체가입자 1304만명 중 51%(668만명)를 차지하고 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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