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투자 짭짤한 소득 해외펀드 매력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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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한동안 주춤했던 해외펀드 투자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몇달간 수익률 하락과 원화 강세로 인한 환차손까지 겹치자 해외 펀드를 외면하던 투자자들이 '친디아펀드(인도.중국등에 투자하는 펀드)'등을 중심으로 다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펀드 시장은 장기 투자 원칙을 지킬 경우 은행 정기 예금 금리를 웃도는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 수익률 하락으로 인기 시들=올초만해도 해외펀드 투자는 국내 증시 활황에도 아랑곳않고 인기였다. 상반기 중 매달 평균 2000억원씩,많을때엔 6000억원 넘게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주요 해외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가 인기 몰이를 주도한 덕분이다.

그러나 지난 4월 세계 증시가 일제히 조정을 받고 GM의 회사채가 정크 본드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해외펀드들의 수익률도 곤두박질쳤다. 해외펀드 투자 인기도 자연 시들해졌고 수탁액 증가도 주춤해졌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월 말까지 세계 채권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88%를 기록하는 등 극히 부진했다. 상대적으로 괜찮다는 해외 주식형 펀드 역시 수익률은 3.10%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가 거둔 평균 수익률(23.26%)에 크게 못미쳤다. 한 투신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7000억원 이상 돈이 몰렸던 '펀드오브헷지펀드'의 수익률이 얼마전 3%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환매가 몰린 것도 해외펀드를 외면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 전망은 '맑음'=글로벌 주식.채권 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악재들이 속속 가시고 있어 해외 투자펀드의 전망은 비교적 밝다.

제로인의 이재순 조사분석팀장은 "국내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친디아는 물론 유럽과 일본 증시가 최근 활황세인데다 세계 채권시장의 잣대가 되는 미국의 채권 금리도 안정 기미를 보이고 있어 투자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해외 펀드라고 무조건 수익률을 보장해주지는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조동혁 해외투자팀장은 "투자기간이 1년 안팎인 국내 펀드와 달리 해외펀드는 대부분 만기가 3년 이상으로 설계된 상품들"이라며 "이는 여러 펀드에 최소 2~3년 이상 분산.장기투자를 해야 예상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운용이 1998년 이후 6년간 주요 해외펀드들을 놓고 모의투자를 해본 결과, 1년 이상 보유하면 해외 채권형펀드는 연평균 13.5%, 해외 주식형(주식 비중이 40% 이하인 혼합형 기준)은 연 10.6%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투신운용 이찬석 해외투자팀장은 "펀드오브펀드 등 해외 펀드는 투자는 단기-고수익보다는 장기-안전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연 6~8%정도의 수익을 목표로 장기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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