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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봉 경찰수사결과 계획적 범행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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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팔달산 '장기 없는 시신’ 피의자인 박춘봉(56)이 치밀한 계획을 세워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경기경찰청은 19일 박춘봉을 살인·사체훼손·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넘기고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춘봉은 지난달 25일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화해 "내일 저녁에 월세방을 계약하자”고 했다. 피해자 김모(48·여)씨를 살해하기 전날이었다. 경찰은 "시신을 훼손할 계획을 세우고 월세방을 구한 것”이라고 했다.

박춘봉은 이튿날 오후 3시쯤 수원시 매교동 자택에서 김씨를 목졸라 살해했다. 그는 범행 당일 일하던 건설 현장에 휴가를 냈으며,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김씨에게는 "조퇴하라”고 여러 차례 전화했다. 박춘봉은 살해 동기에 대해 "7개월여 동거한 김씨가 지난달 초 돈 문제로 다투고 집을 나간 뒤 만나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애초 그는 검거 직후 "말다툼을 하다 밀었는데 벽에 머리를 부딪친 뒤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박춘봉은 범행 직후 약속을 잡아놨던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수원시 교동 월세방을 계약했다. 그러곤 매교동 집과 월세방에서 시신을 훼손했다. 훼손한 시신은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팔달산 등산로 부근 등 수원시내 다섯 곳에 버렸다. 가까운 곳은 시신을 훼손한 장소에서부터 들고 걸어갔고, 먼 곳은 두 차례 택시를 이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검은 비닐봉지를 든 남성을 태웠다는 택시기사 한 명을 찾아냈다.

박춘봉은 훼손한 시신을 버린 뒤 이달 2일부터 일하던 건설 현장에 출근해 평소처럼 근무했다. 그러다 "월세방 계약자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제보를 받고 휴대전화로 박춘봉의 위치를 추적한 끝에 지난 11일 수원에서 검거했다.

수원=임명수 기자 lms@joongang.co.kr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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