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협력 대폭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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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에브렌 터키 대통령 방한의 뜻>
「에브렌」 터키 대통령의 3박 4일간에 걸친 방한은 6·25 참전으로 맺어진 혈맹관계이면서도 그 동안 이렇다할 실적이 없었던 양국의 실질 협력관계를 새롭게 여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 대통령은 23일 발표된 공동 성명에서 『양국이 앞으로 무역·경제·기술협력 분야에서 더욱 협력할 것에 합의했다』고 밝히고 「뿐만 아니라 양 국민의 상호 이해를 심화시키기 위한 문화교류의 구체적 계획을 천명함으로써 양국 협력관계의 확대를 분명히 예고했다.
정상회담과 공동성명에서 「에브렌」 대통령은 「한국문제는 남북한 최고 책임자간의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에 확신을 표명하는 한편, 「한국의 유엔 가입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해 전통적 우방 관계인 한·터키 양국이 국제무대에서 앞으로도 계속 공동보조를 취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터키 측의 확고한 대한 입장지지에는 오랫동안 좌우익의 대립과. 인플레에 시달려 재정파탄 상태 속에 허덕여온 터키 정부의 한국에 대한 협력 기대 가능성이 깔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양국 지도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이 같은 서로의 문제를 집중 논의한 결과 가능한 범위 안에서 상호 협력의 기회를 확대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터키의 경제재건을 돕기 위한 직·간접의 협력 제공 및 국가건설 작업에 적극 참여할 젓으로 전망된다.
터키 측은 특히 중동건설 시장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같은 회교권으로 종교 이념이 같다는 점을 들어 한국과의 공동 진출을 희망해 왔으며, 앞으로 우리와 비교적 관계가 소원한 중동지역의 경우 터키와의 이 같은 합작 진출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 대통령은 이밖에 다같이 오랜 기간 중 반공의 최선두에 서온 깊은 유대 의식을 확인, 정상의 회동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양국 관계의 급속한 거리 단축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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