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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길러주는 세계수학올림피아드대회(WMO)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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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지난 7월 2014 세계수학올림피아드대회(WMO)에서 학생들이 풍선인형을 타고 수학 문제를 푸는 모습.

6명이 막대기 모양의 풍선인형을 함께 타고 달려가 수학 문제 풀기, 콜라 병에 음료수 캔을 세워 이를 수학·과학적으로 표현하기….

지난 7월 21~22일 싱가포르 SIM대학에서 열린 2014 세계수학올림피아드대회(WMO)에서 제시된 문제 형태다.

협력활동 결합된 수학 문제 출제

WMO협회가 주최하고 중국 교육부 산하 CNC교육발전센터가 주관한 이 대회엔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5개국 초·중학생 200여 명이 참가했다. 이 대회에서 CMS가 선발한 한국팀 10명이 모두 금·은·동상을 휩쓸었다. 단체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WMO는 여느 경시대회와는 다르다. 개인의 문제풀이 능력이 아니라 팀의 협업 능력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서로의 장점과 아이디어를 결합해야 해결할 수 있는 과제를 제시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국적이 다르고 언어가 달라도 문제 해결에 필요한 수학적 사고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선 교집합을 이뤘다.

2014 WMO는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진행됐다. 개인전은 지필고사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필고사 문제는 간단한 응용력부터 고난도까지 고루 출제됐으며 서술형 문제 8개 문항도 제시됐다. 단체전은 5~6명씩이 한 조가 돼 3개 과제를 수행한다. 이 가운데 풍선인형을 타고 문제 풀기처럼 문제와 활동이 결합된 과제가 인기가 높다.

은상을 받은 김강현(서울 성신초 6)군은 “해결 방법을 찾는 과정이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다”며 “협동이 문제를 푸는 열쇠여서 수학에서도 친구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각국 수학 영재들 교류의 장

WMO는 교류의 장도 제공한다. 언어와 국적이 다른 수학 영재들이 만나 친구가 되는 자리를 선사한다. 이날 5개국 학생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선보이는 장기자랑 자리를 갖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보냈다. 한국팀은 뮤지컬 ‘난타’를 응용해 컵으로 연주하며 춤추고 노래하는 ‘컵타’를 공연해 인기를 끌었다.

WMO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충국 CMS 대표는 “필기고사 점수가 학생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모두 평가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혼자서는 풀지 못하는 어려운 문제라도 여럿이 아이디어를 모으면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 것도 이 대회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의사소통·친화·인내심·협동 등 비인지적 능력도 수학 문제를 푸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며 “외국에 비해 발명이나 창의력 대회가 아직 안착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WMO가 창의력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도록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WMO 아시아대회는 내년 2월에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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