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뺏기고 다치고 82년은 한국프로복싱 위운의 한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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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김득구의 악몽이 채 가시기도전에 프로복싱 전WBC플라이급 챔피언이었던 박찬희(26)가 논타이틀경기중 턱뼈가 깨져 또다시 충격파률 던지고있다.
박선수는 12일저녁 문화체육관에서 벌어진 필리핀플라이급2위인 「웍텐감」과의 10회전 경기에서 일방적 우세한 경기를 펼치다 3회종료직전 불의의 짧은오른쪽훅을 왼쪽턱에 맞고턱이 골절, 대전을 포기하고만것이다. 박은 턱을 맞은후 손을 휘저으며 등을 돌려 정청운주심이 카운트8을 센후 공이 울렸다. 그러나 결국 박이 4회에 링에 나오지 않아 3회종료 KO패가 선언됐다.
김종철링닥터의 간단한 치료를 받고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진 박은 뇌의 X레이검사및 응급조처를 받고 별관 6층2605호실에서 입원가료중이다. 성형외과 방유현주치의(34)는 13일상오 『상처가 크게 심하지는 않다. 그러나 턱의 가운데와 왼쪽등 두군데가 하악골절(하악골절)이 된 상태여서 1주일후인 오는 20일 교정수술을 할 예정이다. 현재 하악골절부위에 부기가 있어 우선 안정을 요해야될것 같은데 2개월정도의 치료기간이 걸릴것 같다』면서 『뇌의 X레이 검사결과 이상은 없다』고 소견을 밝혔다.
부인정광미씨(24)와 동생하호씨(22)의 간호를 받고있는 박선수는 『3회들어입을 벌리며 공격(박선수는 힘이들면 이같은 버릇이있다)을 하다 턱을 맞는순간 고통을 느껴 경기를 계속할수없었다』고 떠듬떠듬 말하면서 『이젠 정말 은퇴를 하고 직장생활을 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전WBA플라이급챔피언이었던 김태식선수도 지난 80년6월29일 필리핀의 「아로살」과의 1차방어전에서 턱뼈가 골절, 3개월동안 세브란스병원에서 가료를 받았었다.
박찬희선수는 지난해 2월3일 동경에서 타이틀을 뺏어간 WBC챔피언인「오오꾸마」에게 재도전, 판정패한뒤 링에서 은퇴했었다.
그러나 1년6개윌의 공백기를 가진뒤 지난 10월 링에 복귀, 두번째 논타이틀전을 벌이다 이같은 불상사를 당했다.
박선수는 WBC가 12회로 라운드를 줄이자 체력이 달리는 자신에게 유리한 결정이라면서 내년봄께 마지막으로 세계타이틀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한국권투위원회(KBC)는 건강보험기금에서 우선50만원을 지급키로 13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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