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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참고도 50 … 멋진 감각 승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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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6강 토너먼트>
○·이세돌 9단 ●·랴오싱원 5단

제12보(105~126)=해설을 먼저 하자.

 흑이 105 패를 이길 수 있는가. 없다. 백이 손 빼도 흑A~흑E를 다 밟은 다음에야 비로소 패가 본격적이 된다. 백이 122 이어 좌측 패를 해소하고 나서도 흑이 A 걸어 패를 하지 못한 이유다. 물론 미련은 남아 20여 수를 더 둔 다음에야 랴오 5단은 돌을 거두었다.

 초반의 실착 하나가 패인이었다. ‘참고도’ 49가 그것이다.

 49·50 교환이 이뤄진 이 장면이 이 바둑의 하이라이트였다. 49는 50 급소를 미처 내다보지 못한 실착. 50 맞고 보니 흑의 실착이 분명하다. 다음 a~d의 진행이 실전인데 역시 중앙 백의 영역에서 흑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겠다. 그래도 흑은 a~d 진행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 참고로 50에 대해 흑b, 백a 진행은 중앙 백이 너무 두터워져 흑이 많이 나쁘다.

 실착은 실력에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상대가 응징 못하면 복기 때 ‘실수’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 수가 좋지 않았는데 응징 못했다”고 말하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대개는 상수가 실착을 지적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간다.

 좋다. ‘참고도’ 장면만 해도 감상은 충분하다. 탁월한 감각이었다. 50 급소를 놓쳤다면 49는 실착이 아니었을 것이다.

 108·111·114·117·120=상변 패 따냄.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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