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규모 정착촌 새로 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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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대인들의 가자지구 철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다른 곳에 대규모 정착촌을 지을 계획이라고 바레인 일간지 알아얌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정착촌 21곳의 면적을 합친 것보다 더 넓은 정착촌을 추진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E1'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예루살렘 동쪽 마알 아두밈과 미쇼르 아두밈에 요르단강 서안에서 가장 큰 정착촌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포스트도 22일 "샤론 정부가 예루살렘 동쪽에 대규모 정착촌 건설을 승인했다"며 "이를 위해 팔레스타인 토지 일부에 대한 몰수명령도 내렸다"고 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24일 "이스라엘 정부가 새 정착촌을 보호하기 위해 예루살렘 인근에 분리장벽도 설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해 이스라엘이 건설 중인 분리장벽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미국 등이 지지하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 로드맵도 정착촌 추가 건설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샤론 총리는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대신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대한 통제권은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아랍 언론과 전문가들은 E1 프로젝트가 추진될 경우 예루살렘이 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자치지역과 완전히 분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루살렘에서 동쪽으로 8㎞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대규모 정착촌이 들어서고 분리장벽이 이를 둘러쌀 것이기 때문이다. 또 분리장벽이 요르단강 서안 쪽으로 깊숙이 들어올 예정이어서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 사실상 남북으로 갈릴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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