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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의 성화 9회 아시안게임 카운트다운(5)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갖은 신고를 겪었고 4년 후엔 찬란한 개화를 노리고 있는 한국스포츠가 뉴델리에선 어떤 모습의 작품을 창조할 것인가.
올림픽과 같이 아시안 게임에서도 모두 21개 종목 1백96개의 금메달 중 육상과 수영이 무려 74개나 차지. 엄청난 비중을 누리고 있다.
일본이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독주를 하고 중공이 이에 대한 도전을 하는 것은 모두 육상과 수영의 강세 때문이며 반대로 한국의 악몽같은 고전은 육상·수영의 참담한 허약 때문이다.
2년마다 번갈아 맞이하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때마다 한국 스포츠는 이러한 기본종목의 육성을 넋두리하듯 외쳐대지만 실전의지의 결여로 소위 「인기종목」만 춤을 추는 파행을 거듭해 왔을 뿐이다.
이러한 한국 육상·수영이 하루아침에 금메달을 쏟아낼리는 없고 여전히 창백한 표정을 짓고 있다.
4년 전 방콕대회 때 육상은 은1 (이은자)·동1 (서말구),수영은 동1개(최윤정)가 고작 이었다. 금메달 전무의 가능성은 이번에도 엇비슷하다.
그러나 0·01초를 다투기 일쑤인 트랙의 스피드 경쟁에선 가끔 의외의 결과가 나온다. 궁(궁)하면 운(연)을 바라보게 마련이지만 그보다는 한 가닥 기대를 걸어볼 만한 근거가 있다.
일부선수들의 실력이 아시아정상급에 바싹 접근된 것이다.
육상의 경우 남자 1백m의 장재근(10초4), 여자1백m의 모명희 (11초7) 와 박미선(11초6), 남자8백m의 김복주(1분48초47), 남자4백m계주(김상문 장재근 최용준 서말구·40초54) , 여자4백m계주 (김정식 박미선 이영숙 모명희·46초18)등이 일본·중공 혹은 태국 등과 간발의 차다. 이정도로 여러 종목에 걸쳐 한국이 아시아정상급을 위협하기는 처음이다. 『잘하면 은이나 동메달이겠지요. 그러나 혹시 그 중에 하나쯤이라도 금으로 돌변했으면….』
장익룡육상연맹회장의 말과 같이 자기 (자기) 와 요행심이 묘하게 교차하고 있다.
남녀높이뛰기의 김종일(7m98) 김미숙 (6m5) , 투원반의 홍순모(51m80)등은 4위권을 오락가락하고 허들종목 (전옥금·전경미)은 전문코치가 없어 제대로 훈련을 받고있지도 못하며 2시간16분대이하인 신인마라토너 김종윤·김양곤은 만약 일본의 2진 (「세이꾜」·「소·시게루」등 2시간9분대의 세계적 선수는 불참)과 2시간9분대의 북한선수들을 이긴다면 뉴델리와 한국을 발칵 뒤집어 놓을 것이다.
수영은 육상보다 더 처참하다. 70년과 74년의 히어로 조오련돌풍의 재판을 기대하기엔 현역선수들의 기록이 너무 일본에 떨어진다.
가냘프나마 희망의 주인공은 있다. 최윤정의 동생 최윤희. 그의 주종목인 배영 1백m, 2백m가 공교롭게도 일본의 취약종목이다, 1백m의 경우 최가 1분5초84, 일본 1위「마에다」가 1분5초34다. 또 2백m는 최가2분21초53, 「마에다」는 2분20초22. 따라서 1초 안팎, 거리로는 1∼2m차다.
이충원 (배영) 방준영 (접영) 최윤정 (배영·혼영) 김금희 (접영) 이시은 (혼영) 등에선 동메달1개라도 나오면 다행이다.
결국 메달박스 육상·수영의 금메달 74개중 한국은 경기당일에 기막힌 컨디션을 탈 경우 한 두개 정도 넘볼 수 있을는지 모른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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