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이 변하고 있다. 한샘 홍보실 김동성씨는 "아일랜드 부엌으로 개조하면 우선 가족이 주부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부엌에서 일하는 주부의 모습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부엌일을 하면서 대화도 편하게 나눌 수 있어 자연스럽게 생활공간이 거실에서 부엌으로 이동하게 된다. 에넥스 디자인연구소 최경애 선임연구원은 "요즘은 밥만 먹는 게 아니라 수시로 간식을 즐기는 편이다. 그때그때 간단히 만들어 그 자리에서 먹는 식생활 문화에는 아일랜드형이 좋다"고 말했다.
조리대를 홈 바처럼 꾸며 간단한 스탠딩 파티를 하기도 한다. 아일랜드형 스툴 의자(스탠드바에 있는 높은 의자)도 그래서 요즘 잘 팔린다. 부엌이 생활공간과 가족 사교 공간으로 바뀌는 셈이다.
아일랜드형 부엌은 기존 부엌보다 수납공간이 많다. 아일랜드 하단과 벽면 전체를 수납장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실 인테리어도 변하고 있다. 거실에는 딱 필요한 가구와 가전만 두고 장식장이나 수납장은 모두 없앤다. 어지간한 물품은 부엌 수납공간을 이용한다. 거실 전면에 홈시어터만 놓는다. 때문에 거실을 훨씬 넓고 편하게 쓸 수 있다.
1~2년 전만 해도 아일랜드형 부엌은 40평대 이상의 넓은 주택에만 설치할 수 있었다. 주로 수입가구나 고가브랜드로 장식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800만~2000만 원 정도 들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내업체들이 30평대에 맞게 개발한 유럽식 아일랜드 부엌가구를 출시하고 있다.
한샘은 최근에 '5000 비엔나 시리즈'를 내놓았다. 조명과 장식 효과를 최대한 살린 카페 같은 분위기를 낸다. 벽면을 키 큰 장으로 만들어 대용량 수납을 할 수 있게 했다. 유리문과 유리선반에서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할로겐 불빛이 분위기를 고급스럽게 한다. 설치 가격은 옵션에 따라 300만~500만 원 정도가 든다.
계절마다 분위기에 맞게 색깔을 바꿀 수 있는 부엌도 있다. 지난 5월에 출시한 에넥스의 '오페라'다. 봄에는 오렌지, 여름에는 블루나 화이트, 가을과 겨울에는 레드나 그레이 등 5가지 색깔로 부엌을 바꿀 수 있다. 부엌 가구와 키 큰 장의 문을 더 구입해 계절마다 바꿔 다는 방식이다.
섬이 아니면 반도(페닌슐라, Peninsula)로 바꾸세요-. 부엌 공간이 좁고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페닌슐라형도 고려해 볼만 하다. 페닌슐라형이란 조리대가 한쪽 벽면에 반도처럼 붙은 형태를 말한다. 20평대에도 설치할 수 있다. 가격도 아일랜드보다 저렴한 편이다.
(조인스닷컴, 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