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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호 선장 "배와 끝까지 함께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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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형님에게 하직인사 해야 될 것 같습니다.”(501 오룡호 김계환 선장)

 “빨리 나오라구.”(69 오양호 이양우 선장)

 “저는 이 배하고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김 선장)

 사조산업 501 오룡호가 베링해에서 침몰하기 직전 이런 무전 교신이 이뤄졌다. 김계환(46) 선장이 베링해에 있던 같은 회사 선배 선장에게 보낸 무전이다.

 김 선장의 동생 세환(44)씨는 3일 사조산업 부산사무소에 차려진 사고대책본부에서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세환씨는 “이 선장이 2일 밤 국제전화를 통해 형님과 나눈 마지막 무전 내용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김 선장은 무전을 받은 이 선장 밑에서 항해사로 일했고, 이 선장이 추천해 오룡호 선장이 됐다. 세환씨는 또 “배가 가라앉기 직전 형님이 내게 전화해 ‘세월호처럼 침몰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고 한 뒤 끊었다”고 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501 오룡호 선원 시신 11구를 더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3명이다. 이로써 한국인 탑승자 11명 가운데 사망자는 4명이 됐다.

부산=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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