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위기서 '명문'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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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천 노곡초등학교 어린이들이 특기적성 교육의 하나로 사물놀이를 배우고 있다.

지역 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놓였던 한 오지 초등학교가 과감한 적기 특성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학교 면모를 확 바꾸는 대수술 끝에 '학생들이 다시 돌아오는 농촌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연천군 백학면 노곡리에 위치한 연천 노곡초등학교. 1953년 문을 연 이 학교는 지난해 개학 직전 전교생 수가 65명에 불과했다. 72년 670명에까지 이르렀던 학생 수가 최근 급격히 줄어 존폐 위기를 맞은 것이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해 3월 경기도 교육청과 경기도.연천군의 지원을 받아 '돌아오는 농촌학교 육성사업'에 참가했다. 우선 골프장이 산재한 지역 특성을 살려 학생들에게 골프 기초교육을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5타석 규모의 30m 짜리 실내 골프 연습장과 50평 규모의 실외 퍼팅 연습장을 갖추고 어린이용 골프 장비를 마련했다. 현재 전문 강사를 초빙해 전교생에게 일주일에 2시간씩 골프교실을 열고 있다.

이와 함께 원어민 교사 한 명을 초빙해 전교생에게 매주 2시간씩 영어회화를 가르치고 있다. 영어 동화구연 대회와 영어 동요제.연극제 등을 정기적으로 열어 영어를 사용할 기회를 최대한 마련해준다는 것이 학교 측의 방침이다. 3~6학년생 전원은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연주할 줄 안다. 이 학교 밴드부는 5월 연천군 예술제에 참가해 초등부 금상을 받았다.

전병오 교장은 "학원 등을 이용한 방과 후 특기적성 교육을 받기 어려운 농촌 학생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사교육을 학교 안으로 과감히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등.하교 교통편의 제공을 위해 25인승 버스도 무료 운행중이다.

이 같은 노력 덕분으로 현재 전교생 수는 93명으로 늘었다. 1년 5개월 만에 학생 수가 43%나 늘어난 것이다. 신호권 교감은 "시골 학부모들의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학교에서 실시하는 특기적성 교육을 모두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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