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장남, 축구선수들에 갖은 행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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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사진)가 경기에서 진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에게 콘크리트로 만든 공을 맨발로 차도록 하는 등 무자비한 고문을 가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7일 보도했다.

신문은 지난 17년간 이라크 축구대표였던 하비브 자페르의 말을 인용, "국제대회에서 패배할 경우 우다이는 선수들을 군형무소 연병장에 집합시킨 뒤 54도에 이르는 폭염 속에서 맨발로 콘크리트 공을 차게 한 뒤 12시간 동안 팔굽혀펴기를 시키고, 완전군장 차림으로 연병장을 돌게 했다"고 보도했다.

자페르는 "우다이는 경기 후 선수들을 탈의실로 소집해 패스 미스를 한 수만큼 뺨을 때리거나 주먹질을 했다"며 "페널티킥을 실축하거나 형편없는 경기를 한 선수는 바그다드 시민운동장에서 동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머리를 밀고 우다이의 경호원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았다"고 말했다.

또 "운나쁜 선수는 군형무소에 장기 투옥됐으며, 투옥 중 전깃줄로 등에 피가 철철 흐를 때까지 맞았다"고 자페르는 증언했다.

이라크 국가올림픽위원장이었던 우다이는 축구뿐 아니라 권투.배구 등의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면 고문하거나 심지어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다이는 고문에 심취해 인터넷으로 고문의 종류와 방법 등의 자료를 구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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