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에 약한 바위밑서 안전조치 미흡했던 탓|경비아끼려 착암기 안쓰고 발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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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소문지하철공사장(2호선6∼9공구)붕괴사고 1백일만에 또다시 터진 반포지하철공사장 붕괴참사는 사고지점이 편마암층으로 작은 충격이나 진동에도 결이 떨어져 무너질 위험이 많은데도 안전조치없이 작업을 하다 빚어긴 원시적사고였다.
이번 사고원인도 ▲무리한 공사 ▲기술경험부족 ▲시공회사의 무책임 ▲안전점검 소홀등 올들어 잇달아 발생한 10여건의 지하철공사장 사고의 문제점을 그대로 되풀이한 셈.
반포동공사구간은 시공사인 주식회사 한양이 83년말까지 공사를 끝낼 계획으로 10월말까지의 공정을 40%로 잡았으나 추석연휴등이 끼어 32%선으로 저조, 지난5일부터 야간작업을 강행했으며 바위못(로크볼트)을 박고 시멘트 구조물을 치는 터널공법의 안전조치를 외면한것이 직접적인 사고원인으로 지적되고있다.
이 공사구간은 설계단계에서부터 지질조사결과 편마암(편마암)층이라는 것이 밝혀졌으며 특히 사고가 난 지역은 지난달초 서울시지하철건설공사로부터 편마암층에서도 절리(절리)가심한 암층이라는 진단을 받아 바위못장치(로크볼링)와 시멘트씌우기(숏크리팅)등 보호장치를 실시한후 작업토록 돼있었다.
그러나 시공회사측은 암벽에 충격이 큰 터널굴착작업에만 신경을 썼을뿐 벽면 고르기·발파작업이나 철제강재등이 벽면에 부딪치는 작은 충격에는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때문에 모든 작업은 보호작업후에 실시해야 되는데도 낮에 발파작업까지 해 더욱 위험해진 암벽면 바로 밑에서 강재를 교체하는 작업을 햇다.
뿐만아니라 아직 굴착작업에 들어가지 않은 사고지점 동쪽 암벽의 윗부분에만 바위못이 박혀있고 막상 굴착을 하고있는 서쪽암벽에는 바위못이 박혀있지않아 공사의 순서가 틀리는등 기술상의 헛점도 드러났다.
최소한 바위가 굴러떨어지는것을 막기위한 안전조치를 했더라도 참사를 막을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서소문동·현저동지하철공사장 붕괴사고때와 같이 지질구조에 대한 사전연구와 대책없이 공사를 강행한점이 세사건의 공통점.
토질검사는 공사구간의 일정한 지점에서 흙을 채취한 다음 성분및 물리실험을 거쳐 철재파일을 몇m깊이로 박아야하는지를 산출해내는것으로 외국의 경우 전문적인 토질감정회사가 지하철시공회사로부터 토질검사를 의뢰받아 토양시료(토양시료)의 채취에서 그같은 토질에 세워질 적정구조물의 설계까지 도맡아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지하철공사의 경우 토질검사의 경비가 엄청나 업자들이 검사를 꺼리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지하철 시공회사들이 철골및 구조물공사등 상부공사보다 토질및 지반공사등 하부공사를 소홀히 하고 있으며 하부공사에 대한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또다른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두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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