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내세워 구치소 견학요청 거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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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구치소측은 최근 서울시경으로부터 일선 걍찰서 수사간부들의 구치소견학허가를 요청받고 이를 거절하느라 진땀.
시경의 이같은 요청은 경찰서 유치장에서의 피의자 자살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치안본부가 『수많은 재소자가 있는 구치소·교도소는 사고가 없는데 왜 경찰서 유치장에서만 사고가 잦느냐』는 꾸중과 함께『간부들에게 서울구치소 견학을 시켜 수용실태를 배우라』는 불호령을 내렸기 때문.
서울구치소측은 이에대한 협의끝에 『서울구치소는 미결수들만 수용하기 때문에 미결수는무죄로 추정한다는 헌법정신에따라 이들을 공개할 경우 인권유린이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구치소를 외부인사에게 견학시킨 전례가 없고 행형법에도 교도소만 참관토록 되어있다』며 견학거절 이유를 애써 설명.
경찰간부들은 이에 대해 『우리가 잡아다준 피의자들인데 못볼것이 뭐냐』고 불평하면서『이제와서 꼭 서울구치소르 돌아보라고 지시해 망신을 주는 상부기관의 뜻을 이해할 수 없다』고 투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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