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억제만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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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조치를 구체적으로 말해주시겠읍니까?
▲첫째, 정부는 중소금융기관에 예금한 모든 시민들의 예금을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레이건」행정부는 너무 늦기전에 이런 조치를 취하는것이 급선무라고 봅니다.
둘째, 연방준비이사회는 어떤 목표만 의식한 나머지 지나치게 죄는 정책을 쓰고 있는것 같은데 인플레이션 억제를 포기하지 않는 선에서 경기를 자극해서 단기이자율을 내려야 합니다.
「레이건」은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줄었기 때문에 이제는 가난한 사람들의 세금을 올리도록 압력을 받고있읍니다.
미국경기가 회복되는 것은 세계경제를 위해서도 아주 좋은 일입니다.
미국은 한국·대만·홍콩·싱가포르등지로부터 많은 상품을 사들입니다.
미국인들의 소득이 증가하면 해외상품 구입량도 늘어납니다. 결국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미국이 극단적인 정책이나 「케인즈」류의 경제계획을 쓰라는 얘기가 아닙다. 미국은 「상식에 입각한 정책」을 써야한다는 얘기죠.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반드시 미국의 경제정책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각국은 나름대로 형편에 맞는 정책을 찾아내야지요.
-거대한 미국경제가 휘청거리다보니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불황의 상당책임을 미국및 세계의 전반적인 불황때문이라고 연계시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주장은 어느 정도의 정당성을 갖고 있다고 보십니까?
▲그렇게 단정할수는 없습니다. 물론 미국은 세계에서 제1가는 경제대국입니다. 전세계GNP의 25%를 미국이 차지하고 있지요. 소련은 세계GNP의 12·5%를 점유, 미국의 절반밖에 되지않습니다. 미국이 세계GNP의 4분의l이나 차지하는 대국이기 때문에 미국의 정책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너무 주목을 받기때문에 미국의 경제정책은 지나치게 확장세를 보여도 비난을 받고 지나치게 몸조심을 해도 비난을 받게 돼있읍니다.
「카터」는 확대정책을 많이 썼읍니다만 파리 런던 동경등지에선 「카터」의 인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각국의 살림은 각국 자신이 책임을 져야하는 시대에 살고있습니다. 한국경제가 번영을 구가하느냐의 여부는 제l차적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상황과 한국인들 자신의 손에 달려 있읍니다.
-한국은 얼마전 은행금리를 일시에 4%나 내리고 통화공급량을 늘리는등 종래의 긴축정책에서 경기진작책으로 선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전환을 교수께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요?
▲과거의 이자율이 오랫동안 지나치게 높았다면 약간의 정당성이 있을지 모르나 한꺼번에 4%씩이나 인하했다는 것은 좀 지나친 조치같습니다. 한국경제의 상황을 검토해보면 경기부양책들이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않나 싶습니다.
따라서 금리를 꼭 4%정도 인하해야만 할 경우가 생겼다손 치더라도 최소한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2%정도씩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방법이 어땠을까 싶습니다. 미국의 달러화나 일본 엔화와의 관계등을 고려하면 그러한 단계적인 조치가 덜 위험스런 방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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