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질환<282>야뇨증 구박·무안주지 말라 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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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줌을 가릴수 있는 나인인 4∼5세가 지나고서도 자다가 무의식적으로 오줌을 싸는 것을 야뇨증이라고 한다.
5세가 되어도 밤에 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아이가 전체의 10∼15%나 되므로 야뇨증이란 흔히 볼수있는 증상이다.
야뇨증은 남아가 여아보다 더 많으며, 유전적인 경향이 있어 한집안에 부모나 또는 형제중에 과거에 야뇨증을 갖고 있었던 사실을 보는 일이 많다.
야뇨증의 원인으로서는 간혹 신체적인 원인 (예를 들어 선천성이상·당뇨병·뇨붕증·방광염·간질)등이 있어 생기는 수도 있으나 그런 경우는 아주 드문 편이고 대개가 심인성이거나 단순히 배뇨조절이 지연되는데서 온다.
심리적인 원인으로서는 어린이의 불안, 환경의 변화(예를들어 부모로 부터의 격리, 부모의 발병또는 사망, 동생의 출생, 이사, 입원등)같 은것을 들수 있다.
과거 이틀밤 이상 계속 오줌을 싸지않고 가린 일이 있다면 그것은 신체적인 이상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뇨증을 가진 어린이가 지능이 늦거나 부주의해서 그런 것은 아니며 오히려 똑똑하고 섬세하고 겁이 많고 흥분잘하는 성격의 아이에서 더 많다.
따라서 밤에 이부자리에 오줌을 쌌다고 해서 무안을 주거나, 욕을 하거나, 구박을 주는 것은 백해무익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과거 우리나라에 있었던 관습으로 오줌싸개에게 키를 들고 소금동냥을 시키는 것 같은 일은 어린이에게 모욕감과 열등감·절망감만 줄뿐 야뇨증을 멎게 하는데는 아무 도움을 줄수없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에게 점점 더 불안감·수치감과 겁을주어 악순환을 가져오게 한다.
그것은 밤에 오줌을 싸는 것이 그 아이의 부주의니 게으름이나 무관심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로 야뇨증이란 것은 아무때고 멎게되는 것이므로 부모나 본인이 너무 걱정하지 않도록하고 수치스럽다는 생각을 갖지않도록하며 어린이가 오줌을 싸지 않은 날에는 칭찬을 해줌으로써 자신을 갖게해주고 격려해주도록 히는 것이 좋다.
5세이전 어린이는 치료할 필요가 없다. 대·소변가리는 것을 너무 일찍부터 시작하라고 야단치는 것도 좋지않다.
야뇨증의 경우 저녁식사후 따로 수분을 마시지 않도록 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소변을 보도록 한다.
어린이의 정서문제, 부모와의 관계, 환경의 변화등도 검토해보도록 한다. 일례로 새로 동생이 태어났을때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되찾기 위해 아기때로 돌아가 오줌을 사게되는 수도 있다.
어떤 어린이는 야뇨증에 쓰이는 약이니 또는 부저(전기장치)를 써서 좋아지는 수도 있다.그러나 이것이 어느 어린이에게나 다 듣는것은 아니므로 일단의사와 상의해서 써보도록 하는것이 좋다.
홍창의 <서울대 의대 소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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