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중의원 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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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8일 중의원을 해산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11일 조기 총선이 실시된다. 고이즈미 총리가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우정공사 민영화 관련 법안이 이날 참의원 표결에서 부결된 데 따른 것이다. 다음 달 총선에선 자민당이 야당으로 전락하고, 민주당이 제1당으로 부상해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날 오후 실시된 참의원 표결에서 자민당 의원 22명이 당론을 무시하고 반대표를 던졌다. 9명은 결석이나 기권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18~20명이 반대 또는 기권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돈 것이다. 그 결과 반대 125명, 찬성 108명으로 법안은 부결됐다.

고이즈미 총리는 법안 부결을 자신에 대한 불신임으로 받아들이고 임시 각료회의를 소집해 중의원을 해산했다. 자민당 집행부는 지난달 5일 우정민영화 법안의 중의원 표결 당시 반대표를 던지거나 기권했던 소속 의원 51명에 대한 징계 조치로 지역구 공천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굳혔다. 이에 따라 가메이 시즈카(龜井靜香) 전 정조회장 등 반(反)고이즈미파 의원들은 신당을 결성해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이날 총선 체제로 전환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를 획득해 정권 교체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가 총선에서 보수우파의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60주년이 되는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강행할 것이란 '8.15 참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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