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3509》제78회 YMCA 60년(6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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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상록클럽 멤버들이 모금에 참여를했고, 서울Y 이사 몇사람이 중심이 되어 매월 18일이면 모이는 18일 클럽을 만들어 모금에 참여. 주위에 있는 실업가들을 찾아다니며 기부를 받으러 다녔다. 대개는 언제까지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러나 대로는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때가 많다. 그렇게 되면 건설회사와 약속한 금액을 못주게 되는 연쇄적인 사태로 끌고 가는 일이 많았다. 박 「에스터」씨 전기에 나온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건축을 맡아서 하는 삼양건설회사와 약속을 했는데 모금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까 몇번 미루어왔던 모양이다.
박 「에스터」 씨는 사무실에 나와서『오늘도 삼양건설에서 올텐데 돈이 안되니 어떻게 하지?』하고 회계임원 이 「마리아」씨와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이대 직원이 쫓아와서 『선생님! 삼양건설 사람들이 저기 오고 있는 모양인데 어떡하죠?』 라고 했다. 『우리 숨어버릴까?』라고 이「마리아」씨가 말했다. 이때 재빨리 직원이 사무실 골방문을 열었다.
두 모금위원, 건물추진위원들은 허리를 굽히고 그속으로 들어갔다. 그 두분은 그속에 들어앉아 곰곰 생각하니 처량스러웠다. 삼양건설 사람이가고 골방에서 나온 두분은 어이없이 웃었지만, 『이거 무슨 꼴이지? 그속에 들어앉아서 생각하니 참 우리골이 비참하더군!』 그러나 그런 괴로움도 이제 와서는 한낱 지나간 이야기가 되었다.
이때 또 다시 미국YWCA는 우리연합회 회관건립에 꼭 도움을 주기로 했다. 물론 박「에스터」씨의 간곡한 편지에 대한 응답이었다. 그 도움이란 「건축 대여금」 이라는 명목아래 저축되어 있는 미국Y 기금중에서 5만달러를 대여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상환은 연 2푼의 아주 낮은 이자로 5년간 분할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물론 이것으로 건축비 전부가 충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급한 불은 끄게된 셈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된것은 돈이 들어올때는 별 문제가 없지만 갚을 때가 문제였다. 당시 우리나라 법으로는 일반사람이 돈을 해외로 송금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일로 부심하다가 마침 박「에스터」씨가 뉴욕에 가게되어 그곳에 체류하는 동안 당시 경제기획원장관이던 박충동씨가 뉴욕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 기회에 이 일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상환문제도 특별조치로 해결되었고 3개월마다 원금 분할한것과 이자를 어김없이 갚아나갔다. 약속대로 날짜도 어기지 않고 갚는것을 보고 다시 2만5천달러를 추가 대여해주었다.
7년동안 하루의 착오도 없이 갚아나간데 감심한 미국Y는 이제 2천5백달러만 갚으면 완전히 갚게되었을때 그 잔액 2천5백달러를 탕감해 주었다.
『미국YWCA는 그동안 한번도 기일을 어기지 않고 정확하게 상환을 계속하여 온 한국YWCA의 성실섬성 노력에 보답하는 의미에서 마지막 남은 2천5백딜러를 받지않기로 했읍니다.
그 금액은 미국YWCA가 한국YWCA에 드리는 선물로 생각하고 받아주기 바랍니다』라는 미국Y의 편지를 실행위원회에서 읽었을때 우리 모두는 가슴이 찡하는, 감동을 느꼈다.
그 감격은 그 돈의 액수가 커서가 아니라 우리들의 성실성, 우리들의 신용도가 그렇게 높이 평가된것이 감격스러웠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국내외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성의가 모아진 귀중한 예산으로 예점한 2년, 66년에 시작된후68년 가을에 준공이 되었다.
회관은 지하층과 1층일부, 3, 4층을 대여해서 건축할때 모자라는 비용에 충당했다. 그러나 대여할때 받은 보증금은 결국 빚이라고 우린 생각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된다고 생각했다.
3, 4층 전부를 포항제철에 단독으로 대여했기 때문에 사무상 대단히 간편했다. 그런데 이건물은 앞으로 10층까지 올릴 수 있도록 설계를 부탁했고 그렇게 기초를 해서 건축된줄로 모두들 알고 있었다. 그러나 3, 4층을 임대해서 사용하고있는 포항제철이 건물이 좁다고 해서 더 증측을 하게 되었다. 이대 발견된것이 건축회사가 약속을 어기고 7층 (지하까지) 이상은 올릴 수 없게 기초가 되었다는것이 발견되어 우리들의 실망은 컸다. 결국 두층만을 더올리게 되었고, 이 빌딩은 6층으로 더이상 올릴 수 없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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