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설 재무2차관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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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번 세제개편작업을 총괄지휘해온 이진설 차관보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감히 이야기도 꺼내지 못했던 금융실명거래제를 그런대로 실시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7·3발표 때의 주요골자는 빠졌지 않습니까.
『자금출처조사를 상당히 완화했으나 실명제 기본뼈대는 그대로 있읍니다. 60년대초의 금융자산총액은 2조원이었지만 지금은 20조원을 넘어섰읍니다. 이러한 추세를 볼 때 새로 늘어나는 신규거래에 실명제를 실시하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을 거둘 수 있읍니다.
정부·여당간 실명제 협의과정에서 실무진이 대안을 마련하는데 큰 애를 먹었읍니다.』
―불황하의 대폭적인 세율인하가 기업재무구조 개선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봅니까.
『그동안 국제수지 및 물가의 구조는 개선되었지만 성장기업이건 가릴 것 없이 기업내부구조는 여전히 병적인 상태에 있읍니다. 그대로 놓아두면 올 하반기나 내년에도 제대로 숨쉬지 못합니다. 뭔가에 투자를 하고 생산을 하려면 파격적인 세율인하가 불가피합니다. 반드시 그 효과가 나타날 겁니다.』
―당초방안과 달리 비공개 대기업에 대해 불리한 세율을 적용한 것은.
『그것은 정치적인 문제입니다. 정권은 바뀌어도 정책의 일관성은 있어야한다는 주장입니다. 공개를 할수 있는데도 이를 기피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읍니다.』
―중산층이 감세폭이 적다는 불평이 있는데―.
『월소득 50만원의 경우 근로소득세 경감률이 8·5%로 제일 낮습니다만 실제부담률은 4·3%에서 3·9%로 줄어들었읍니다. 결코 적은 게 아닙니다. 경감율 자체는 큰 의의가 없읍니다.』
―조세감면폭이 줄어들어 기업쪽의 불만이 많습니다.
『이제 세액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공제폭도 당연히 축소시켜야 합니다. 특별계층이 계속 기득권을 요청하는 것은 국가이익을 논하는 자세가 아닙니다.』 <최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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