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위험천만한 원자력 안전 기준 엇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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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원전경쟁력과 안전성 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안전성 없이 경쟁력만 강조하면 원전의 위협에 직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3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다. 전체 발전량의 30%를 차지한다.

 정부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 연합(UAE)에 이어 원전을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라도 원전 경쟁력과 안전성에 특히 관심을 경주하길 당부한다. 일부 여론은 원전중심의 에너지 정책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점도 귀 기울여야 한다. 러시아의 체르노빌 사고와 일본의 후쿠시마 사고를 보면서 나온 말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원자력전문가들은 국내 원전의 안전성에 걱정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민들은 원자력개발을 긍정하면서 한편으로는 우려와 걱정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정부와 원자력전문가들은 국내원전의 안전성의 현주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국민들이 한 치의 의혹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원전경쟁력을 확보하길 바란다.

 안전성에 있어서 기관마다 다른 사고, 고장기준이 적용되고 있어서 이의 조정이 요구되고 있다. 사고, 고장에 대해 전력거래소는 원자력발전의 불시정지로 보는 반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불시정지뿐만 아니라 주요기기의 고장까지 사고, 고장기준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원자력발전소 시험운영 중 일어난 고장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기준으로는 사고, 고장으로 집계 되지만 전력거래소 기준에는 제외되는 등 두기관이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 이점에 대해서도 양 기관이 긴밀한 협조와 상호 견제를 통해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안전성을 확보해나가기 바란다. 향후 방사능이나 인명피해 등 사고예방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안전성에 미치는 한 치의 오차발생에 대해서는 숨김없이 노출시켜야한다.

 원자력산업의 세계1위는 미국이다. 미국은 2014년 현재 보유한 원자력발전소 104기중 70%인 73기가 20년 추가 운전연장허가를 받았다. 가동 원자력발전소 중 가동연수 30년 이상은 65기다. 그중 40년 이상 가동되는 발전소는 15기다. 세계적으로 2014년 9월 현재 30년 이상 가동되는 164기 중 144기가 계속 가동중이다. 미국 원자력산업의 경쟁력과 안전성 확보를 벤치마킹해서 우리나라 원전경쟁력과 안전성확보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 후쿠시마원전사고로 헤맬 때 속도감 있게 먼저 안전성을 높여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길 당부한다.

 핀란드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망으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위해 원자력발전을 채택했다. 원전2기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원자력발전소를 도입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베트남도 원자력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는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에너지 자원 빈국이다. 원자력은 필수적인 대체에너지다. 무조건적인 탈원자력 주장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교훈삼아 발전설비를 철저히 재점검하고 안전성을 확보하여 원전경쟁력을 높여 나가길 바란다.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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