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포함 공산당동포 모국왕래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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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두환 대통령은 15일 『남북쌍방이 통일을 위한 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오늘과 같은 비정상적인 남북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사회개방을 통해 민족화합을 도모하는 실천적 노력도 함께 기울여져야한다』고 말하고 『이 기회를 통해 북한을 포함한 모든 공산권에 거주하는 우리동포들에게 우리 사회부터 먼저 개방할 것을 선언한다』고 천명했다.
전 대통령은 이날 상오 영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7회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경축사를 통해 『우리의 형제동포들은 누구나 자유롭고 안전하게 대한민국을 내왕할 수 있으며 대한민국정부는 그에 대한 확실한 보장을 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하고 『비록 사상과 제도, 거주지역을 달리 하더라도 같은 민족이라면 누구나 조국을 자유로이 내왕할 수 있게 될 때 민족화합과 민족 통일을 이룩하는 원동력으로 발전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2면>
전 대통령은 『8·15 이전에 겪었던 이민족지배의 고통과 모멸을 다시는 겪지 않는 확실한 보장은 우리를 지배했던 나라보다 더욱 잘사는 나라, 더욱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길 뿐』이라고 강조하고 『우리가 의지와 슬기를 다해 나간다면 국력신장을 향한 우리의 역사적 장정은 기필코 성공하고야 말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경축사 요지.
『우리의 수많은 선조들은 일제의 총검아래 생명을 잃었고, 자유와 재산이 여지없이 박탈된 가운데 가난과 피압박의 긴 세월을 울분 속에 지새워 오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리고 마침내는 숨쉬는 인간의 최소한의 상징인 이름과 말마저 빼앗겼던 것을 우리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비극적인 유산은 동족끼리 남북으로 갈려 대치하고 있는 오늘의 한반도 상황이다.
일제에 의한 강점이 없었다면 조국이 결코 분단되지 않았을 것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8·15를 맞는 오늘, 우리는 다함께 국권상실이 얼마나 뼈아픈 것인가를 자각함과 아울러 다시는 그러한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나갈 결의를 굳게 다짐해야하겠다.
침략과 압제는 그것을 싫어하는 것만으로써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일제에 의한 침략은 우리가 그 침략을 반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그것을 막을 스스로의 힘을 지니지 못했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힘없는 민족이 외치는 평화와 자전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가 하는 것은 세계사의 교훈일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이 직접 겪은 생생한 체험이다.
따라서 과거가 분하고 억울하면 그럴수록 우리의 의지를 더욱더 국력신장에로 모아 나가야만 한다는 것을 광복절은 우리에게 분명히 가르쳐 주고 있다.
이러한 국력신장을 위해서는 참다운 국민화합을 이룩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8·15는 우리가 한국인으로서의 명맥을 다시 되살린 날이면서 동시에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인으로서는 새롭게 태어난 날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국토의 반 저쪽에 있는 우리의 형제들은 민주주의의 진정한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경험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들은 한말까지의 왕조정치, 36년간의 일제통치에 이어 지난 37년간을 또다시 왕조식 세습통치 아래 지내고 있다.
이러한 불행은 민족의 긍지를 위해서도 하루바삐 극복되지 않으면 안되겠다. 그러한 극복의 길은 말할 것도 없이 조국의 민주적 통일을 실현하는 것이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한다는 민족자결의 견고한 원칙 위에서 민족 최대의 숙원인 통일문제도 우리 손으로 성취하는 모습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어야 할 때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들림 없는 투철한 민족사관을 정립하고 그 바탕 위에서 국력신장과 조국통일을 달성함으로써 완전한 광복, 새로운 광복을 구현하는 일에 다함께 매진해야 하겠다.
우리는 국민화합을 더욱 굳게 다지고 그 기반 위에서 나라의 힘을 기르기 위한 분발과 노력을 가일층 강화해 나가지 않으면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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