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마스터플랜…예산 줄이기에 급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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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11일의 중앙청 안 체육부기자실은 사뭇 흥분이 감돌았다.
지난 3월 발족 후 국민적 관심사이자 세계의 눈길을 모으는 최대의 중대사를 발표하는 것이니 당연한 현상.
이원경 장관과 이영호 차관을 비롯, 배석한 국·과장들은 계획작성작업에 한달여에 걸쳐 불철주야 강행군을 했던 보람을 느끼는듯 자랑스러운 표정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그 계획내용이 기자들-즉 국민들의 눈에 어떻게 비쳐지고 평가될 것인가 하는 궁금증과 초조감에 수험생과 같은 긴장감도 띠었다.
분위기가 후덥지게 열기를 띤것은 약 1시간에 걸친 설명이 끌나고 기자들의 질문이 시작되었을 때 부터다. 기자들은 마스터플랜에 큰 기대를 걸었었다. 과연 서울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이 어떤 방법으로 추진되고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것인가 하는 총체적이고도 구체적인 방안의 제시와 허다한 난제에 대한 대책을 기다린 것이다.
그러나 이 마스터플랜으로부터 기자들이 얻은수확은 『불과 약 6천66억원으로 이 매머드 두 대회를 치르겠다』는 경이적(?)인 의욕뿐이었다.
기자들의 의구심은 폭발했다. 12억달러에서 20억달러를 쓴 60년대 이래의 선례를 알고 있는 터에 「약 8억달러짜리 서울올림픽」은 믿기 어려운 것이다.
이영호 차관은 상기된 얼글로 실현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고보십시오』라고 했다.
『2천억원 이상이 소요될 민자에 의한 시설 신축부문은 총예산에서 제외했다』는 부문에서 기자들은 『의도적으로 총예산규모를 줄이기 위한 왜곡 예산』이라고 공격했고 이차관은 『올림픽 예산의 편성엔 확립된 기준이 없는것』이라고 강변했다.
올림픽예산이 6천억대냐 혹은 8천역대냐 하는 숫자에 신경과민인 체육부의 자세가 기자들의 눈엔 안타까웠다.
필요시설은 과감히 증설하고 소요재원을 합리적으로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지나친 낙관보다 환경조성·공해, 그리고 국민의 올림픽 의식함양 등 문제점을 체육부가 앞장서 부각, 해결에 노력해주기를 기자들은 바랐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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