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박 이란 근해서 피격 침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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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 9일 이란의 반다르호메이니 항 부근해역에서 하역을 마치고 돌아오던 우리나라의 삼보해운 (대표 곽승국·52) 소속 삼보배너호 (선장 김성철·30·1만 6천 3백 58t급) 가 사고로 침몰, 선원 30명 중 8명이 실종하고 1명이 사망, 4명이 부상했다고 12일 외무부가 발표했다. 외무부는 이 시간 현재 정확한 사고원인과 구체적인 사고내용·사망자명단 등을 현지공관에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으나 사고를 당한 삼보배너 호는 반다르호메이니 항에서 하역을 마치고 나오다가 이란·이라크간의 포격전 와중에서 포격을 당해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기사 7면>
외무부는 부상자를 포함한 생존자들은 현재 이란 수도 테헤란으로 수송 중이라고 밝혔다.
삼보해운 이란대리점 보고에 따르면 피격 당한 삼보배너 호는 이란의 반다르호메이니 항에서 8시간 걸리는 페르시아 만을 빠져나가다 피격됐고 피격된 뒤 항로를 바꾸어 계속 해변가로 항해하다 육지 가까이서 좌초됐다는 것.
이로 미루어 기관부는 안전했고 갑판부에 포격을 맞아 희생자는 주로 갑판에서 일하던 선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페르시아해협의 좁아 해변에 설치된 포대에 피격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있다.
피격 당시 삼보배너 호는 같은 회사소속 삼보에텍스 호 (선장 김선홍·31) 와 함께 반다르호메이니 항에서 하역한 뒤 귀국길에 빈 배로 돌아오던 중이었고 사고 즉시 삼보애텍스 호가 본사에『배너 호 출항 중 포격당하여 퇴선함, 이란 헬기로 인명구조, 정확한 인명피해상황 모름』이라고 타전했다.
삼보배너 호는 이란에 한국수출화물을 운반하는 부정기취항선인데 사고를 당한 해역은 전쟁위험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입구에서 선단을 구성, 이란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입출항하고 있다.
피격 당시 삼보배너 호는 그리스 화물선과 함께 피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격된 것으로 알려진 삼보배너 호는 반다르호메이니 항을 출항 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 항에서 기름을 공급받은 뒤 호주에 들러 일본행 화물을 싣고 일본을 거쳐 9월초 부산항에 귀항할 예정이었다.
삼보배너 호는 1만6천3백58t급 화물선으로 선장 김 씨를 포함, 선원 30명이 타고 있었으며 지난 6월 10일 부산에서 철강·종이·섬유류 등 수출품을 싣고 출항했었다.
삼보배너 호는 싱가포르를 경유, 지난달 20일 이란의 반다르호메이니 항에 도착, 하역작업을 모두 마친 뒤 출항했다.
이 화물선은 삼보해운 소속 4척의 화물선 중 1척으로 지난 68년 12월 15일 건조됐으며 길이 1백 40m에 시속 15노트.
이 배는 동양화재해상보험회사의 5백 20만 달러 (36억 4천만원) 선체보험에 가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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