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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 예뻐진다’는 화장품, 혀 세정 칫솔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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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퍼스널 케어’라 부르는 개인 위생 관리 용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루신텔은 2017년까지 이 분야의 전세계 상품 매출액이 6300억 달러(약 639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루신텔은 “생활 수준이 높아진 소비자들이 이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면도용품, 샴푸·목욕제 등 샤워 제품, 칫솔·치약·구취제거제 등 구강 관리 상품이 퍼스널 케어를 위한 대표적인 품목이다. 얼굴을 중심으로 꾸미는 화장품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분야다. 퍼스널 케어에 관심을 갖기 전엔 색조 화장품으로 겉을 꾸며 아름답게 만드는 방법에 소비자들이 더 관심을 뒀다. 한데 이제는 잘 씻고 관리해 미(美)의 근본 원인부터 아름답게 하는 데 관심이 옮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이런 경향은 퍼스널 케어에 국한하지 않고 화장품 분야까지 번지고 있다. 최근 화장품 광고에서 강조하는 ‘속부터 차오르는 아름다움’이나 ‘안을 다스려 자연스럽게 밝아진다’는 표현이 그 예다. 피부 더 깊숙한 곳까지 영양 성분을 준다는 화장품에 많이 쓰인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먹으면 예뻐진다’는 화장품도 나와 있다. 아모레퍼시픽 ‘V=B프로그램 슈퍼콜라겐’, 유한양행의 이너뷰티 상품 ‘뷰티인’, 광동제약 ‘뷰티에이지콜라겐’, CJ제일제당 ‘이너비’ 같은 것들이다. 일본에선 ‘먹는 향수’도 출시됐다. 영양제와 비슷한 성분의 알약을 먹으면 속이 다스려져 숨에서 향기가 난다고 선전하고 있다. 이처럼 퍼스널 케어의 성장과 궤를 같이하며 한국 화장품 시장도 변화를 겪고 있다.

왼쪽부터 ‘헤드앤숄더 가려운 두피 케어’ 샴푸. ‘팬틴 극손상 케어’ 샴푸. [사진 각 브랜드]

본래 퍼스널 케어의 대표적인 분야는 남성 ‘그루밍’ 제품이다. 그루밍은 본래 말의 털을 빗질한다는 영어 단어 그룸(groom)에서 나온 말이다. 2000년대 외모에 관심을 갖고 꾸미는 남성들이 늘면서 이들을 ‘그루밍족(族)’이라 칭하기 시작했다. 그루밍의 대표적인 상품은 면도기와 구강관리 제품이다. 겨울철이 되면 피부는 건조해져 거칠어진다. 여기에 피부 자극을 주는 면도가 더해지면 예민한 피부에는 트러블이 생기기도 한다. 상처·염증 등을 동반해 냄새가 나기 쉽다. 두피도 마찬가지여서 샴푸·린스 등으로 제대로 된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좋지 못한 냄새의 원인이 된다. 이에 따라 그루밍 분야 상품도 면도·세정 등 기본 기능 외에 근본적인 멋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쪽으로 진화 중이다. ‘오랄-비 크로스액션 컴플리트’ 칫솔엔 ‘혀 세정기’가 달려 있다. 혀와 입 안쪽 벽의 세균과 설태를 닦아내 구취 원인을 잡아주는 기능이다. 아예 칫솔 뒷면에 혀를 닦을 수 있는 돌기를 집어넣어 기초 관리에 신경을 썼다.

전동 칫솔 ‘오랄-비 블랙’은 압력 등을 달리해 사용자 상태에 따라 맞춤 칫솔질을 할 수 있다. 미백, 혀 세정, 정밀 세정, 잇몸 케어, 일반 세정, 부드러운 세정 등 6가지로 세분화한 퍼스널 케어 기능이다. 전동 면도기 ‘브라운 시리즈5’는 면도날 여러 개가 개별적으로 매끄럽게 움직여 피부 자극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면도 시 상처를 줄여 근본적인 청결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질레트 퓨전 프로글라이드 실버터치’도 피부 자극 최소화에 중점을 뒀다. 수술용 칼보다 얇은 5중 면도날이라 민감한 부위인 목이나 턱 주변을 면도할 때에도 자극이 적은 편이다. 질레트 브랜드 매니저 김남숙 부장은 “지난해 한국 남성 30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6%가 자신의 피부가 민감하다고 답했고 그 중 절반이 민감한 피부 때문에 면도에 제한을 받는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한국 남성 3명 중 2명이 피부가 민감해 면도를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란 얘기다. 김 부장은 “현대 남성 피부는 외부 환경, 자외선, 스트레스 등 민감해지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어 피부를 위한 저자극 면도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고 제품 개발 트렌드를 설명했다.

남성 그루밍 제품뿐 아니라 두피 관리용 퍼스널 케어 제품도 트렌드에 맞춰 변화 중이다. 샴푸 브랜드 ‘팬틴’은 영양성분이 머리카락 내부까지 침투하게 돼 있다. 팬틴 제품 연구팀에 따르면 머리카락의 심지 부분인 ‘코르텍스’까지 84%의 영양성분이 침투한다고 한다. 또 다른 두피 관리 브랜드 ‘헤드앤숄더’는 비듬 관리에 특화한 제품을 내고 있다. 비듬 생성을 억제하는 항균 성분을 넣어 두피 가려움을 줄여 주고 두피의 수분 균형을 맞춰 주는 게 특징이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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