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계 강타하는 김수미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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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우리의 영원한 ‘일용엄니’ 김수미가 대중문화계를 강타하는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중견 연기자에 대한 영화 비중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캐스팅 자체를 꺼려하는 관행을 깨고 당당한 주연급으로 캐스팅되는가 하면 광고계에서도 김수미 모시기에 혈안이 돼 있다. 이뿐이 아니다. ‘전원일기’이후 뜸하던 브라운관에서도 그녀의 얼굴을 지속적으로 볼 수 있다. 영화 ‘마파도’의 흥행 주역으로, ‘간 큰 가족’의 신구와의 기막힌 연기 조화로, 그리고 ‘가문의 영광’ 후속편인 ‘가문의 위기’에서는 당당한 주연급으로 김수미는 충무로에서 젊은 시절보다 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송강호와 함께 나와 식품 광고를 선보인 김수미에 대한 CF모델 제의도 끊이지 않고 있으며 김수미의 대중적 기반인 브라운관에서도 김수미를 재발견이라도 하려는 듯 각종 시트콤과 드라마에 기용하고 있다. 시트콤 부흥을 선도하고 있는 MBC ‘안녕! 프란체스카’의 캐스팅이 확정돼 ‘귀엽거나 미치거나’에 이어 연속적으로 시트콤에서 김수미의 독특한 연기를 맞날 수 있게 됐다. ‘전원일기’의 ‘일용엄니’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에 충분한 왕성한 활동이다. 그동안 연기생활 30여년동안 3분의 2를 ‘일용엄니’의 틀로 살아온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김수미의 스크린, 드라마와 시트콤, 그리고 광고에서의 모습은 그동안 일용엄니로 인해 볼 수 없었던 측면들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시청자나 관객과 제작진 모두에게 김수미의 재발견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김수미는 연기와 캐릭터의 변주폭이 광대한 연기자다. 하지만 ‘일용엄니’로 한정돼 펼쳐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김수미는 요즘 오랜세월 동안 기회의 한계로 펼치지 못했던 연기의 변주를 마음껏 펼치고 있다. 그녀가 대중문화의 핵심 코드로 떠오를 수 있는 것은 캐릭터의 놀라운 집중력과 천착력이다. 그녀를 촬영장에서 만날때마다 놀라는 것은 카메라가 돌기 시작하면 캐릭터에 정신과 육체를 쏟아붓는 높은 집중도다. 그녀가 촬영이 끝난후 한참 동안 멍하게 앉아 있는 것도 촬영에 모든 것을 소진했기 때문이다. 또한 그녀는 늘 책과 글을 함께 하며 사유와 상상력을 증대해왔다. 그녀의 독서량은 연예계에서 유명하며 책이 좋아 서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또한 생활을 담담하게 정리하는 수필집도 냈다. 이러한 독서와 글쓰기는 김수미로 하여금 연기자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상상력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그녀의 연기에 인생과 삶을 투영시킨다. 그래서 코믹한 연기를 하더라도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다. 오랜만에 ‘일용엄니’의 틀에서 벗어나 대중에게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김수미가 대중문화의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는 것은 우리의 대중문화 지평을 그만큼 넓히는 일이어서 반가운 일이다.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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